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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미덕의 불운」
    독서 2022. 6. 29. 12:21

    소설 미덕의 불운

     

                                                                            저자 싸드 역자 이형식

     

     

    싸디즘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었다는 미덕의 불운

    첫 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철학의 승리는, 섭리가 인간과 관련하여 스스로에게

    설정한 궁극적 목표에 이르기 위한 길을 덮고 있는

    어두움 위에 빛을 던져 주는 데 있을 것이며 ……

     

     

    소설이 아니라 철학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주며 시작된다.

    저자인 사드 후작은 생의 삼분의 일을 감옥에서 살았고

    이 소설도 감옥에서 썼다.

     

     

    미덕의 화신인 동생 쥘리에뜨와 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언니 쥐스띤느의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미덕의 불운」은 동생 쏘피(쥘리에뜨)가 미덕을 행하려다 범죄자가

    되어 호송되어 가는 도중에 백작 부인인 언니 쥐스띤느와

    만나 자신의 일생을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아버지가 파산하고 어머니가 죽으며 고아가 된 두 자매는

    수녀원에서 쫓겨나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천성적으로

    하느님을 믿고 미덕을 행하는 것을 신념으로 살아가려는

    쏘피, 반면 미덕 따위는 우습게 알고 매춘을 시작으로 백작

    부인에 된 쥐스띤느.

     

    쏘피가 어떤 사람에게 미덕의 행할 때마다 불운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된다. 도둑질한 것을 막으려다 도둑의 누명을 쓰고,

    외과 의사의 범행을 막으려다 발가락 두 개와 어금니 두 개를

    뽑히고, 악당들과 한 패거리가 되기를 거부하다 겁탈을 당하고,

    살인을 막으려다 살인자가 된다. 선행을 할 때마다 그 선행의

    결과로 점점 가혹한 운명으로 전락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종교적 신념을 지키려고 하는 쏘피에게 그녀를 절도죄와 살인범

    으로 만든 브레삭 후작은 이렇게 말한다.

    그 최초의 거짓말의 숙명적 결과인 모든 종교는 그 최초의

    거짓말처럼 경멸을 받아야 마땅하며, 이 세상의 모든 종교들 중

    사기와 어리석음의 표정을 간직하고 있지 않은 종교는 단

    하나도 없오.”

     

    이 말에 쏘피는 이렇게 말한다.

    이 가련한 여인을 위무해 주는 그 종교를 빼앗아 가신다면,

    저의 가장 큰 희망을 박탈하시는 게 될 거예요.”

     

    브레작 후작의 말대로 쏘피는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을

    찾아갔다가, 4명의 수도사들에게 붙잡혀 7명의 다른 여인들과

    번갈아 가며 온갖 추악한 변태적인 성폭력을 당한다.

     

    쏘피는 나중에 이렇게 한탄한다.

    나에게 그토록 많은 불행을 베푸신 절대자에게 탄원하고자

    하였을 때, 우리의 가장 성스러운 의식을 통해 나를 정결히

    하고자 했던 그 지엄한 제단이, 나의 오욕과 수치의 끔찍한

    무대로 변하지 않았던가?’

     

    언니 쥐스띤느의 노력으로 살인의 누명을 벗고 백작 부인인

    언니의 집에서 잠시 행복하게 살던 쏘피는 벼락을 맞아

    생을 마감한다.

     

    이 소설은 미덕과 종교를 믿음으로 간직하고 사는 동생

    쥘리에뜨와 그럴 우습게 아는 언니 쥐스띤느의 삶의

    비교를 통해, 세상에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들이

    우글거리고 있는데, 그런 세상에서 착한 신념으로 삶을

    살려고 할 때 그 사람이 맞닥뜨리게 되는 불행을 과연

    어떻게 극복 하고 살 것인지를 묻고 있는 듯하다.

     

    선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어 즐거움을 느끼며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이른바 싸드즘의 시초가 되었다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저자인 싸드는 이렇게 묻고 있는 것

    같다.

     

    자 이래도 착하게 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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