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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딘 고디머의 소설 「내 아들의 이야기 」
    독서 2022. 8. 13. 13:34

     

     

    ‘그 여자와 함께 아버지는 내게로 왔다.

    “한나를 기억하겠지?”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그녀는 즉시 묘하게 뒤틀리는 미소를 지어 아버지를 쳐다보던 내 시선을

    끌었다. 의구심, 질문, 대답, 실감, 납득, 당혹 등으로 양볼이 굳어지는

    것 같았고 목구멍으로 찬물이 솟구쳐 오르는 듯해서 나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윌은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당혹하고 분노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내 아들의 이야기 」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칼라드(백인과 흑인이 혼혈)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칼라드이지만 셰익스피어, 카프카, 철학과

    서구 고전을 읽었고, 여러 가지 자격증을 가진 교사이고,

    아이라는 오로지 그런 남편의 인격과 품격을 맞추기 위해 우아하고

    교양 있는 태도로 생활한다. 아들 윌과 딸 베이비가 가족을 이룬다.

     

    윌은 젊은 백인 여성과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를 경멸한다.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의 여자에 대해서 함구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아버지에 대한 분노, 어머니에

    대한 애정으로 괴로워한다.

     

    써니는 자신이 쌓은 지식과 교양 그리고 자격증을 가진 교사로서 다른

    흑인들과 다른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의 시위에 동참

    하게 되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흑인 운동가를 변신하게 되고,

    교사직을 박탈당하고 쫓겨나서 감옥에 다녀온다. 의도하지 않게

    운동가가 되어 저항 운동 단체의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써니는 감옥에 있을 때 흑인의 인권 운동을 지원하던 젊은 백인 여자인

    한나와 정이 들게 되고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써니는 회의에

    참석해야 된다는 핑계를 대고 한나의 오두막으로 가 사랑을 불태운다.

    50이 되어 자신이 살아가던 방식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빠져들게 되었다. 한나와 정사를 나무면서도 아일라에게 별로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진보나 운동권의 도덕적 해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는 시시한 연애 장난이나 하룻밤의 실수를 하지 않았다. 그는 끝없는

    이중생활이라는 복잡한 균형을 유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고 포기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써니는 한나를 사랑하며 아내인 아일라도 사랑하고 있다. 이중적인 애정

    행각을 하며, 흑인의 자유를 찾는 저항운동도 하고 있다. 하지만 동지들은

    써니의 애정 행각을 알게 되고 그를 점차 멀리하게 된다.

     

    딸 베이비도 외국으로 나가 저항단체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거기에서 만난

    남자와 아이를 낳았다. 어느 날 경찰이 들이닥쳐 집안을 뒤지고 아내

    아일라를 체포해 간다. 집에서 수류탄과 무기 등이 나왔다. 아일라가 감옥에

    가자 흑인 단체들은 변화사를 선임하고, 아일라가 일하던 병원의 의사는

    보석금을 내주어 보석으로 나오게 된다.

     

    써니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잡혀간 것으로 알고 분노하여 한나의 집으로

    무작정 뛰어든다. 하지만 아일라는 딸과 연락하며 흑인 운동에 깊이

    참여하고 있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 써니가 한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남편만을 바라보며 그의 지위와 체면을 위해

    살았던 삶에서 깨어나 저항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아일라의 재판 도중 그녀는 저항 단체의 도움으로 외국으로 탈출하게 되고,

    한나도 아프리카 UN 난민기구 총재가 되어 떠났다.

    써니와 아들 윌만 남았다. 윌 만이 흑인 저항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는

    아버지의 뜻대로 작가가 되었다.

     

    인종 차별이 심했던 남아 리카 공화국에서 칼라드인 한 가족이 흑인의 자유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가운데, 아버지가 젊은 백인 여성과 불륜을 저지를 때

    아들이 느끼는 두 가지 감정, 투쟁할 때의 자랑스러운 모습과 바람을 피우는

    가증스러운 모습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뇌하게 된다.

    자신의 불륜을 아들이 아내에게 말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도 관계를 끊지

    못하는 인간적인 고충 사이에서 방황하는 아버지,

    인격과 자격을 갖춘 남편을 위해 헌신하며 생활하다가 알게 된

    남편의 불륜으로 다시 태어나는 아내

    그리고 먼저 투쟁에 뛰어든 딸 그걸 지켜보면서 자신만이 홀로 평범한

    생활을 하며 느끼는 회한이 사실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우리나라에는

    별로 독자가 없는 것 같다.

     

    ※ 1923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프링즈에서 태어난 나딘 고디머는 1991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넬리 작스가 1966년 노벨상을 수상한 후 25년 만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여성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부커상, 스미스 문학상, 토마스 프링글상, 프랑스 문학상, 프랑스 최고

    예술훈장, 프레미오 말라파트상 외에 다수의 상을 받았고, 1999년 만델라 대통령으로부터 남아프리카

    국민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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