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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눈꽃이 핀 순천 봉화산그곳에 가면 2022. 12. 24. 19:56
소시민에게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노래, 음악, 영화, 드리마 등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고,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거나 구경만 하기도 하고, 외국
여행도 있고, 요즘 대세인 차박 같은 것도 있다.
어느 것을 하든 노력과 돈을 투자해야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어
같이 어울려야 가능하다.
그렇지만 동참하는 노력도 덜 들이고 돈도 적게 드는 것도
있다. 혼자 걷는 것도 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남의 눈치 볼 일도 없고, 시간을 정할 일도 없이 가고
싶을 때 언제나, 또 어디나 갈 수 있다. 조금 멀리 갈
수도 있고, 집 주변이나 산, 들, 물길을 따라 걸으면 되는 일이다.
걸으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자연이
만들어주는 경이로운 변화도 즐길 수 있다. 걷는 게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까 꼭 이름이 알려진 길이 아니라도
이 땅 어디를 가도 시시때때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금강산을 계절에 따라 금강산(金剛山-봄), 봉래산(蓬萊山-여름),
풍악산(楓嶽山-가을), 개골산(皆骨山-겨울)이라고 부르듯이
어느 산이든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순천 봉화산도 그렇다. 지금은 둘레길도 조성되어있다.
새소리, 바람 소리, 구름과 더불어 숲속을 걸으면 자주
노루, 사슴, 고라니도 만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봄, 여름, 가을은 금강산처럼 각기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겨울에는 하얀 눈이 덮여 눈꽃이 핀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10여 년 만에 자연이 준 선물!
순백으로 물든 산에서 눈꽃을 정말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누린 호사였다.
‘걷자, 살아있음이 드러나도록’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에서
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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