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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윤영철 투수의 빠름과 느림의 미학새와 나무 2023. 5. 23. 17:04
현역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 가장 호쾌하게 공을 뿌리는
선수는 김광현 선수라고 할 수 있다. 8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공을 뿌리는 모습은 일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분야에서 보통 선수가 오를 수 없는
수준에 올라 자신의 몸을 조절할 수 있을 때 그 모습은
아름답다.
우리나라 투수 중에서 현재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한화의 문동주 선수다. 160km∕s 의 최고 구속을 가지고
있다.
2023 WBC 야구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예선 탈락이라는
저조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처럼
일본과 한국 투수의 현격한 차이는 야구를 시청하는 우리
나라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본 투수들은 150km 이상을 던지는데 우리나라 투수들의
구속은 140km 정도를 넘나들 뿐만 아니라 제구가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 존에 공을 넣지 못하는 투수, 긴장 때문
일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건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심리적 위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구는 조금도 작지
않은데 왜 그런 현상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야구부
수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는 너무 차이가 나니까 당연히 야구
선수의 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적은 수에서 오는
자원, 기술 등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알지만
그래도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실력에 실망하여 2023년
국내 프로야구가 흥행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라는 것을 증명하듯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
올해 투수 중에서도 일본 선수 못지않게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있는데, 한화의 문동주와 김서현이다.
두 선수는 160km의 구속을 가지고 있다. 빠른 속도로
타자를 압도하며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은 타자의 홈런
못지않게 관중을 사로잡는다.
반면 기아의 윤영철 투수는 130-140의 느린 구속을
가지고 있는데 타자들이 그 공을 잘 치지 못한다.
윤영철 투수는 공은 느리지만 정확하고 날카로운 제구력
으로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어 안타를 치지 못하게 한다.
빠른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해서 안타를 주지 않는 선수나
구속은 느리지만, 제구력으로 타자를 혼란에 빠트려 안타를
주지 않는 선수 모두 나름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두 선수를 평가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빠른
공을 가진 선수가 뛰어난 제구력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인데 신은 한 사람에게 그런 두 가지 능력을 다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 같다.
아무튼, 문동주 선수의 빠른 속구와 윤영철 선수의 제구력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흥미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시점에서 두 선수의 빠름과 느림은 분명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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