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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 마을과 미륵산 케이블카평행선 눈 2023. 9. 23. 11:42
통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순신 장군과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님, 윤이상 음악가 그리고 김춘수, 유치환 등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통피랑 마을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기도 한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라는 가곡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통영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먼저 간 곳은 동피랑 마을이다. 피랑 이라는 말이 통영
사투리로 벼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동쪽 벼랑
이라는 의미를 가진 마을인가 보다. 동피랑 마을 골목길에서
보니 옛날 가난한 시절 이 마을에서 사는 삶이 어떠
했을지 짐작된다. 물 한 통, 연탄 한 장, 생필품 하나
구해서 집으로 가져오는 일이 무척이나 힘이 들어
신산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을 것 같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니
외롭지 않은 빈티지 마을로 명성을 얻고 있는 듯하다.
맨 꼭대기 카페에 앉아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니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이어지는 골목길에 그림을 그려놓으니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걷는 게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9월 22일까지 정비를 위해 쉬었다가
23일에 열었다고 했다. 개장 첫날 두 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꼭대기 탑승장에서 내려 커피를 한 잔씩 나누어
마시고, 계단 길을 따라 미륵산(458m) 정상으로 올라갔다.
가는 길에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걸으면 10여 분이면
오를 수 있었다. 어느 방향을 바라보아도 남해와
섬 그리고 통영시를 감싸 안은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다.
해저터널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통영과 미륵도를 연결하기 만들어 자동차도 다녔다고
하는데 지금은 차의 통행은 금지했다고 한다.
거기에 끌려가서 다치고 목숨을 잃었을 조상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일제의 아픈 잔재로 남은 곳이었다. 입구에 龍門達陽
이란 글씨가 보인다. 용문달양(龍門達陽)의 원래의 뜻은
잉어가 물을 거슬러 승천하여 용이 된다는 뜻인데 중국
고사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달개비꽃
김춘수
울고 가는 저 기러기는
알리라,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
울지 않는 저 콩새는 알리라,
누가 보냈을까,
한밤에 숨어서 앙금앙금
눈 뜨는,바느질
박경리
눈이 온전했던 시절에는
자투리 시간
특히 잠 안 오는 밤이면
돋보기 쓰고 바느질을 했다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결국 시간 따라 쌓이는 것은
글 줄이나 실린 책이다
베개에 머리 얹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것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돌 듯
한 땀 한 땀 기워 나간 흔적들이
글줄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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