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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와 푸쉬킨의 작품과 키치
    새와 나무 2023. 11. 15. 17:20

    까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에 자주 오는
    심혜진 닮은 기집애가 묻는다. 황지우가 누구예요?
    위대한 시인이야 서정윤씨보다두요? 켁켁
    쩝쩝대는 파리크상, 흥청대는 현대백화점, 느끼한 면발 만다린 영계들의 애마 스쿠프, 꼬망딸레브 앙드
    레 곤드레 만드레 부띠끄 무지개표 콘돔 평화이발소, 이랏 샤이 마세 구정 가라, 오케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필 수 없는 나무다.
    *황지우의 시를 부분적으로 패러디하거나 인용했음을 밝혀둔다.
    -유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3>

    (충대신문의 일부)

     

     

    위 시에 나오는 평화이발소의 이미지는 그냥 느낌 그대로

    오줌 냄새 풍기는 지저분한 골목에 때가 덕지덕지 붙은 종이

    붙인 유리창이 있는 싸구려 이발소처럼 느껴진다. 거기에

    가면 어김없이 밀레의 만종이거나,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속일지라도가 파리똥 묻은 액자 속에 가훈처럼 걸려 있었다. 조잡하고, 저급하고, 경박한 느낌을 주는 5일장에서 파는 대량 복사된 그림과 시 중에 밀레와 푸쉬킨의 작품이 있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시대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밀레의 만종은 미국의 부자에게 팔렸던 것을 프랑스의 한

    사업가가 80만 불을 주고 사 와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했다가

    지금은 오르세 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푸쉬킨은 러시아 근대 문학의 창시자로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인데 그의 대표적인 시가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가 시골 이발소에 걸려 싸구려 취급받았다니!

    프랑스나 러시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섭섭함을 넘어 분노할 것 같다. 그의 소설 대위의 딸이라도 구해서 읽어본다면,

    밀레의 그림을 직접 가서 보지는 못해도 완성도 높은 복사품

    이라도 꼼꼼하게 감상해 본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키치 취급했던 무례와 결례에 대한 작은 보상이

    되지 않을까?

     

    지금은 작품이 고급이냐, 저급이냐의 문제보다는 얼마나

    대중의 관심을 끌어 상품성이 있어 돈이 되는가 하는 것에

    올인하고 있는 중이다.

    저속하고, 천박하고, 값싼 그래서 품격이나 고상함이 없어도

    인기가 있으면 최고가 되는 세상이다. 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말도 안 되는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저급스러운 키치의 생활방식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고급스러움이란 비싸고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품격, 사유의 깊이, 상식적이고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이어야 되지 않을까?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

    이런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품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지.

     

                    삶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을 견디면

    믿으라,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시베리아에 보낸다

                                                           푸쉬킨

     

    시베리아의광산 저 깊숙한 곳에서
    의연히 견디어주게
    참혹한 그대들의 노동도
    드높은 사색의 노력도 헛되지 않을 것이네

    불우하지만 지조 높은 애인도
    어두운 지하에 숨어 있는 희망도
    용기와 기쁨을 일깨우나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은 오게 될 것이네

    사랑과 우정은 그대들이 있는 곳까지
    암울한 철문을 넘어 다다를 것이네
    그대들 고역의 동굴에
    내 자유의 목소리가 다다르듯이

    무거운 쇠사슬에 떨어지고
    감옥은 무너질 것이네 그리고 자유가
    기꺼이 그대들을 입구에서 맞이하고
    동지들도 그대들에게 검을 돌려줄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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