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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감상 방법
    클래식 음악 2023. 12. 28. 12:23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피아노협주곡 중 하나가 바로 이 곡이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감상하는 포인트가 같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이 곡에서 가장 긴장하고

    숨을 죽인 채 기다리는 부분은 2악장 도입부이다.

     

    1악장에서 Allegro moderato(빠르게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피아노의 화려한 시작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화음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가

    2악장에서 Adagio un poco mosso(아름답고 느리게 그러나 조금 빠르게) 갑자기 여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느리게 숨을 죽이고 무언가를 고대하고 기다리는 듯 시작한다.

    이렇게 긴장되고 정숙하고 고요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1분 40-50초(연주자에 따라 다소차이가 있음)

    정도 진행되다가  기다렸던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 

    내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던 피아노의 소리다. 피아노 , 여리고 고요하지만 가장 정성을 들인,

    몸의 세포 하나까지 힘을 모은 그렇지만 가장 부드러운 연주를 기다린다.

    그 부분의 첫 음과 뒤따르는 음을 그야말로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소리이기를 기대한다.

    첫 음이 밋밋하거나 최선을 다한 연주가 아니면 안 된다. 이어지는 피아노의 독주.

    느리고 서정적이고, 명상적이고, 야상곡 같은 달콤한 맑고 투명한 그 피아노 소리가 들리면

    긴장했던 마음으로 녹아드는 명징한 음들. 나는 이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서서히

    긴장이 풀리며 전신으로 퍼지는 술기운처럼 퍼지는 만족감. 피아노의 거장, 지휘의 마에스트로

    여부의 중요하지 않다.

    이 곡의 2악장을 내 마음에 들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지휘자이면 만족이다.

    아무리 유명한 명의라고 하더라도 내 병을 고쳐줄 수 없으면 그 명성은 나에게는 허명일 뿐이지만,

    돌파리 의사라고 무시를 받는 의사라고 할지라도 내 병을 고쳐주면 나에게는 돌파리 의사가

    명의라고 할 수 있듯이. 나는 이런 방식으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황제를 듣고 즐긴다.

     

    이 곡의 큰 규모와 화려한 피아니즘 및 곡 전체에 흐르는 남성적이고 영웅적인 분위기가

    황제라는 별명과 나름 어울리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출판업자들이 황제라는

    별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곡의 이름이 왜 황제인가? 이런 설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 곡을 듣고 즐기는 방법은

    이렇게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 때문이다.

     

    (피아노협주곡 2악장의 첫 부분)

     

    1악장이 시작될 때부터 기다렸던 이 부분을 듣는 순간 깊은 안도감과 해방감 그리고 희열에 젖어 든다.

     

    3악장은 Rondo Allegro(론도형식 빠르고 경쾌하기)로 보너스처럼 느껴진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화음으로 춤을 추듯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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