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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는 또 떠나고
    2017. 12. 19. 14:57

     

         기차는 또 떠나고

     

     

    기차가 저 홀로 떠나는 것만 보아도

    가슴이 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싣고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면

    눈물이 흐르는

    사람 하나쯤 탔을까

    늙은 팽나무 길 돌아

    노을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서울 행 기차

    시간이 빠져나가

    숭숭 구멍을 드러내는 후미진 등뼈

    골다공증은 깊어

    와르르 내장으로 쏟아질 것 같아

    풀잎처럼 휘어진다.

    기차는 또다시 어둠 속으로 떠나고

    그물처럼 얇아지는 삶의 부피

    질량의 부박

    기차는 불을 밝혀 균질한 외로움을 드러내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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