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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희야’ 배두나(영남)와 도희영화. 드리마 2025. 5. 7. 17:01
감독 정주리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사건이 가끔 일어난다. 사람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짐승 같은 놈이라거나 욕이라도 해서 불편한 마음을 해소한다.
영화 ‘도희야’는 배두나 배우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연기를 했다고 한다. 그 영화를 제작하는 회사의 영세한 사정을 알고 무료 출연했다는데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 배우들의 영화 한 편 출연료가 보통 10억이라고 하는데 그걸 포기하고 몇 달 동안 영화를 무료로 촬영한다는 것은 배두나 배우가 그 영화에 대해서 깊은 애정을 가졌고 일반인에게 주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일 것 같다. 대중적 인기를 끄는 영화보다 독립영화 출연하며 자신의 소신대로 생활하는 배두나 배우가 대단하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영남(배두나)은 레즈비언이라는 굴레로 인해 징계받아 시골 파출소 소장으로 쫓겨나게 된다. 세상에는 이성애자, 양성애자, 동성애자, 무성애자 등이 있다. 최악의 성적 취향은 소아성애증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임 첫날 영남은 초라하다 못해 비루한 행색을 하고 길을 방황하는 도희(김새론)를 보게 된다. 도희는 영남의 시야로 자주 들어온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 할머니와 의붓아버지에게 폭언을 듣거나 폭력을 당하는 모습, 영혼이 가출한 듯한 모습으로 거리를 방황하는 모습 등을 시야로, 가슴으로 들어와 영남을 흔들어 댄다.
의붓아버지 용화(송새벽)는 외국인들을 불법 고용하여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지만, 마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영남은 결국 도희가 방학하자 집으로 데려와 같이 생활한다. 도희의 온몸에 폭력을 당한 상처들을 발견한다. 그렇지만 용화를 고발하지는 않는다. 용화는 술을 마시면 도희를 때리지만 마을 사람들은 ‘엄마도 버린 아이를 거두어 준다’라며 편을 든다. 도희에게 ‘절대로 맞지 말라’고 충고도 해준다.
어느 날 용화는 시골로 영남을 찾아온 애인 은정(장희진)과 영남이 음식점 앞에서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걸 근거로 나중에 외국인 근로자 임금 미지급과 폭력으로 체포되자 영남을 청소년 성폭행 혐의로 영남을 고소한다.
영화에서 반전은 도희가 영남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가 술에 취해 잠이 들자 옷을 벗고 옆에 누워 성폭행당하는 것처럼 꾸민다. 또 할머니의 죽음에 관련되었다는 걸 영남이 도희에게 한 질문 속에 암시되어 있다.
도희는 영남 애인 은정과 술을 마시고 있을 때 반복해서 전화해서 영남을 괴롭힌다.
이 두 장면에서 14살 도희의 영남에 대한 도희의 집착과 위악적 행동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폭력과 소외된 아이지만 그 안에 내재한 불안 심리와 복수 심리가 사이코패스적인 행동으로까지 나타나는데 과연 도희는 당하기만 하는 아이일까?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어른이 되어 있을까? 이런 점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영남은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서울로 도희를 데려가며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학대받는 청소년의 문제를 넘어서 부모의 아이에 대해 버림과 학대, 레즈비언이라는 비난을 넘어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 타인의 처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경계와 어려움, 상처를 입은 아이의 수위 높은 악마적 행동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영화였다.
※ 좋은 연기를 해주던 김새론 배우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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