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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영화. 드리마 2018. 4. 23. 13:08
「나의 아저씨」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나의 아저씨」는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이고 「밥 잘 사주는 예쁜 우리 마눌님이 애청하는 드라마다.
주변에 널린 아저씨들 흔한 이미지, 야근과 과로에 늦은 시간 술자리까지 회사의 연장 근무에 시달리며 생활하다보면 피로에 찌들어 주말이면 소파에 붙박이가 되어 온종일 코를 골거나,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 들고 지구가 무너져도 꼼짝하지 않을 모습으로 아내와 아이들의 지탄을 받는 대상.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에 묻혀 살아야 하고 휴일에도 상사의 전화가 오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야 하는 무기력한 나이의 남자들이 이 시대의 아저씨들이다. 반면 약자인 여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그리고 성폭력까지 자행하고 막말을 일삼는 마초적인 이미지의 갑질을 일삼는 개저씨라 불리는 아저씨들도 있다
「나의 아저씨」와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는 하나같이 무기력하고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람들이다. 동훈 형제들과 정희네 집에 모여드는 친구들도 이 시대에 서 적극적으로 자기 삶을 책임지지 못하고 밀려난 사람들이다. 동훈 역시 회사에서 후배들도 승진을 했지만 치열하고 피 터지는 저열한 싸움이 싫어 승진에 관심두지 않고 나름 정의로운(그런 그의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내 윤희가 준영을 사랑하지만) 삶을 살아간다. 그런 그의 앞에 어린나이에 어깨가 무너져 내릴 듯한 버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상처받은 지안이 나타난다. 모두가 무관심하게 버려둔 지안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따뜻한 아저씨가 있어 지안의 할머니가 웃었고, 지안도 웃었고, 자신을 위해서 광일과 싸우는 소리를 들으며 폭포수 같은 울음을 쏟아낸다. 아저씨 동훈이 있어 지안은 비로소 위로 받고 치유 받는다. 동훈이 지안을 돌봐주는 행위가 순수한 동정심이나 사람에 대한 사랑이어도 좋고, 연민이 깊어져 나중에 사랑의 감정으로 변한다 해도 그다지 비난할 생각은 없다. 동혼이 지안과 성적인 행동을 할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드라마가 인기가 많은 이유를 TV 평론가인 김선영은 ‘연하남 판타지 아닌 여성의 현실 고민’이라고 했다. ‘<예쁜 누나>는 로맨스의 외피 아래 철저히 여성 중심 드라마를 써내려간다. 흔히 남녀 주인공 캐릭터 소개와 운명적 인연을 강조하는 작위적 만남을 몰아넣는 기존 로맨스의 도입부와 달리, 주인공 윤진아(손예진)의 고단한 업무를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낸 첫 회 오프닝부터가 무게 중심이 그녀에게 있음을 말해준다.’(2018.04.19. 경향신문)
그럴까? 그러면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 처한 가슴 아프고 처절한 현실은 외계 여성의 모습일까. 어쩌면 지안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이 연민을 가지고 공감하고 도와주고 싶기에는 너무 막막하고 답답해서, 관심을 갖기에는 피곤하고 짜증이 나서 외면하고 눈 감아 버리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드라마를 보면서까지 괜히 머리 아픈 일에 끼어들기 싫은.
반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꽃미남에 연하남인 동생 친구와의 달달한 사랑이 부담 없이 달콤한 상상력과 애로틱한 기분을 만끽하고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 일반적인 사람들이 동생 친구를 사랑하기에는 조금은 낯 뜨겁고 부끄러운 관계 설정도 다분히 여성들의 치부를 건드려 관심을 끌게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제목도 왠지 19금 영화의 제목을 카피해 온 듯한 기시감이 들고.
어떤 드라마를 좋아하고 시청하는 건 온전히 그 사람의 취향이니까 무얼 보든, 무얼 좋아하든 누가 뭐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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