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연예인 이미지와 민낯

 화면 속 연예인 이미지와 민낯

 

 

            요즘 가수 두 사람의 부적절한 행동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정 아무개는 성관계 동영상을 상대 몰래 촬영하여 유포시킨 혐의이고, 빅뱅 맴버인 승 아무개(본명 이 아무개) 클럽 ‘버닝썬’에 투자하고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버닝썬’에서는 성매매, 성매매 알선, 마약, 탈세, 몰카, 경찰관의 유착 등의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정 아무개는 KBS ‘1박 2일’에 출현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고, 승 아무개는 2018년 SBS 연예대상 신스틸러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유명 연예인이다.

 

   연예인들의 불법이나 일탈 행위는 잊을만하면 벌어지지만 이번 사건은 다른 어떤 사건보다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과 허탈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K팝에 대한 인기뿐만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의 문화, 역사와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의 행동은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화려한 무대나 화면 속에서 보는 연예인의 이미지는 대중들이 연예인을 받아들일 때 실제 그 사람의 실체로 받아들인다. 현실 속에서의 그 사람들의 민낯을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면이라는 매체가 주는 영향력 때문이기도 하다. 시청자나 대중은 무대나 화면 속 이미지 그대로 혹은 상상력을 부풀린 거품까지 만들어서 바라보게 된다.

 

   프랑스의 미디어 학자인 레지스 드브레에 따르면 인간이 기억력을 평균 100수치화한다면 문자는 76, 이미지는 117이라는 기억 지속 효과를 갖는다고 한다. (「오버하는 사회」 강준만) 또 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인간들을 움직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논리적 사상 체계가 아니라 단지 일련의 이미지와 암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데올로기라는 말 대신에 '이마골로기(imagologie)'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미지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1」 『문학』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 =심상.

이 작품은 청각적 이미지가 뛰어나다.

「2」 어떤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받는 느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일반 대중은 연예인들의 가공된 이미지에 취해서 환호하고 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화면 속에서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을 하는 탤런트(배우)는 정의로운 사람으로, 악역을 하는 탤런트는 악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SKY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할을 했던 김서형이 ‘아내의 유혹’에서 악역을 한 후 1-2년 동안의 출현 섭외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화면 속 이미지가 주는 영향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연예인은 이미지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대중은 이미지로 평가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가수 두 사람이 저지른 불법 행위를 바라보며 연예인에게 호감과 갈채를 보낼 때 시청자나 대중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관점이 무척이나 굴절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수 두 사람을 욕하기 전에 대중은 평소 화면 속의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차분히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