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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독서 2019. 7. 15. 13:57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7:13,14)

     

     

     

       외사촌 간인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은 어릴 적부터 시작된다. 제롬이 열네 살 즈음 처음 알리사에게 이끌렸던 모습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단지 지금 생각나는 것은 그 무렵에 벌써 슬픔이 깃든 듯한 미소를 띤 표정과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눈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눈썹의 선뿐이었다.’

       ‘그런 눈썹을 어디서고 본 적이 없다. 오직 단테시대의 피렌체 조상에서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어릴 때의 베아트리체도 그처럼 높이 곡선을 그린 눈썹이었으리라 상상하고 싶다.’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의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을 주고 있는 듯하다. 알리사와 제롬은 서로 사랑한다. 동생 줄리엣이 제롬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사랑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 후 알리사는 변한다. 제롬을 사랑하면서도 사랑이 육체적 결합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숭고한 것을 말한다. 그보다 숭고한 것은 덕과 하느님 안에서의 금욕적인 사랑이다. 처음 소설을 읽으며 알리사의 아리송하고 모호한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랑하면서도 가까이 가려고하면 제롬을 밀어내는 행동, 그러면서도 편지로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엘리사.

     

      결국 알리사 자신조차 이중적인 사랑으로 인해서 마음에 병이 들었고 마음의 병은 신체의 병으로 이어졌다. 그걸 입증해 주는 것이 두 사람이 3년 동안 만나지 않다가 다시 만났을 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알리사, 제롬, 줄리엣의 사랑은 세 사람 모두에게 비극을 가져왔다. 알리사의 요절 그리고 언니를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했지만 끝내 제롬을 잊지 못하고 있던 줄리엣. 마지막에서 줄리엣의 드러나는 진심.

       “그러면, 삶의 바람이 날마다 그 위로 불어 닥쳐도 그 사랑은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거예요.”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안 돼요.”

       그녀는 두 손을 얼굴로 가져갔다.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제롬의 알리사의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끝내 울고 마는 줄리엣은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해 희생한 자신에 대한 억울함이었을까? 아니면 제롬이 끝내 놓지 못하는 알리사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음에 대한 슬픔이었을까? 알리사의 사랑이 영적인 사랑이었을까? 정말로 영적인 사랑을 원했다면 기꺼이 하느님의 품에서 제롬이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살아가는 모습까지 어떤 고뇌도 느끼지 않으면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알리사의 사랑은 위선적이라는 게 내 개인의 생각이다. 이 소설이 하느님이라는 신앙 속에서 만족한 사랑이라고 보기에는 조금은 억지가 있는 게 아닐까?

     

     

      앙드레 지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서 이 소설은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신앙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교묘하게 위장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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