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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신경섭 가옥의 은행나무그곳에 가면 2021. 11. 11. 08:10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보고 남은 시간이 여유가 있어
보령 신경섭 가옥으로 향했다.
출발하고 조금 지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70km의 거리였지만 2차선 도로와 4차선 도로가 교차하며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이미 은행나무잎들을 거의다 저버리고 비가 내려 집 주변은
질척거리고 은행나무잎들은 엉망이 되었다.
은행잎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고
아쉬운대로 아직 잎들이 남아있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채웠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마을 속에 신경섭 가옥은 적막에
갇혀있었다.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에 태고 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화려한 아름다움도 있지만 이렇게 고요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듯, 세월을 고태를 간직한 채 묵적 속에
잠긴 모습도 나름 분위기가 있어 좋다.
오래된 산사를 찾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묵직한
고태와 침묵이 묵은 향기를 주는 느낌이랄까.
노란 은행잎과 고택에서 풍기는 느낌을 즐기고
싶을 때는 그 곳도 괜찮을 듯 싶었다.
오래된, 늙은 세월과 천년을 살아온 나무가 있는
호젓하고 조용한 곳.
거기에서 위로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도
괜찮을 듯 싶다.
만추
생 언제쯤
만추 오기 전
온 힘으로 마지막
초록 쏟아내며
신산하고 부끄러웠던
날들
청정하고 찬 이슬
그리고 무서리
내리는 잔야에
마음 아름다웠던 날 있었을까?
파리한 얼굴
그 하늘처럼
익숙하고
그리운 얼굴 마주하고
사랑한단 말 했었을까?
찬 바람 파고드는
만추
다정한 목소리로
그 이름
불러봅니다
그리운 사람.
노란 은행잎이 쌓인
길을 가다 멈추어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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