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빽·빽·빽
    산문 2017. 9. 14. 00:27


    ··

     

       성장과 고용이 한계에 이른 우리 기업들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 이윤을 낼 수 있는 기술력이나 축적된 저력도 가지지 못했다. 이런 경제 사정은 젊은이들에게 최악의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과 슬픔을 주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삼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오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 구입 포기)에 이어 희망까지 포기한 N포 세대라는 자조적인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시원에서 청춘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에게는 오직 취업만이 구원의 길이고 절망적인 처지를 탈출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취업의 문 앞에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있다. 그렇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고달픈 취준생의 길을 오늘도 묵묵히 걷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젊은이들을 분노케 하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정부와 강원도가 주도하는 폐광 지역진흥구에 강원랜드가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강원랜드가 2012년과 2013년 사이에 직원 518명을 뽑았다. 그런데 기가 막히는 일은 합격자 중 95%493명이 빽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청탁자 중에는 현직 자한당 국회의원 두 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빽으로 합격한 사람이 수십 명에 이른다고 한다(자체 감사 결과).

       지난 9년 동안 우리나라는 역사와 민주주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다가 결국은 불행을 자초했는데, 그 이면에는 최순실 박근혜의 국정 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비롯하여 위법적인 일들이 수없이 벌어졌음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


       1950년대와 60대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사이에 자조적인 말들이 돌림병처럼 떠돌았다. 모든 일에 빽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고, 빽만이 출세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이 국민들 사이에 지배적이었다. 당시 군에서 여러 가지 일들도 인해서 군인들이 죽는 불행한 일들이 발생하였는데 대부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자식이었던 같다. 그래서 이런 말들이 유행했다.

       “죽을 때도 빽 빽 하며 죽는다.”


       그 때에 비하면 많이 민주화되었다고 공정하다고 믿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작년도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52위로 밀려났다고 하는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지난 9년 동안이 음산하고 음습한 자화상을 만들어 온 시간임을 알 수 있다.

    그런 결과를 가져온 책임에서 첫 번째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국민이다. 정치인을 잘못하고 판단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9년 동안이 왜 그런 부끄러운 세월이었는지 자성하고 깨어나는 시민 의식으로 두 번 다시 실패하는 선택을 하지 않아야 한다.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빽이 아닌 공정한 경쟁으로 정의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팡질팡, 우왕좌왕 트럼프와 우리의 미래  (0) 2017.10.25
    사드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0) 2017.10.11
    달걀은 죄가 없다  (0) 2017.09.05
    대통령이 신이기를 바라는 사람들  (0) 2017.09.01
    돌아온 세월호  (0) 2017.04.0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