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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양 소쇄원(瀟灑園)
    그곳에 가면 2017. 11. 9. 15:28


           담양 소쇄원!


             


       ‘소쇄원(瀟灑園)이라는

       어려운 한자이름이 뜻함은 빗소리 소(), 혹은 물 맑고 깊을 소()이고 는 쇄, , 혹은 사라고 읽을 수 있는데 물 뿌릴 쇄()나 깨끗할 ()라는 뜻과 음을 갖는다.’라고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소쇄원 입구에 이른다. 어린이들도 쉽게 갈 수 있다. 소쇄원으로 가는 길은 도열한 대나무들이  시원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대나무  숲에서 서걱대는 소리가  물소리처럼 정겹다. 고개를 들면 높다란 대나무 숲 사이로 파랗고 아름다운 가을 하늘이 시린 풍경을 그려낸다.

        길옆으로 작은 계곡이 소쇄원에서에서 흘러내린다. 가을이라서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소리는 기대할 수 없고 끊어질 듯 말 듯한 계곡물이지만 아주 절멸하지 않은 물이라도 있어, 여름철 계곡을 가득 채운 물줄기를 상상하며 걷는다.





       '물 맑고, 시원하며 깨끗한 원림”'라는 소쇄원에 이르는 길은 멀지 않다. 조그만 걸으며 지형의 훼손을 최소를 줄이고 지은 제월당과 광풍각에 이른다. 소쇄원은 1530년대에 시작하여 그의 자식과 손자 대에 이르러 완성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다.



         잠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양산보라는 사람은 고려 길재와 정몽주로부터 김종직과 조광조로 이어지는 유구한 학풍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사화의 비극으로 죽자 벼슬길로 나아가는 꿈을 접고 이곳에 소쇄원을 세우고 유유자적 지냈다고 한다. 관직에 이르려면 멀고 험난한 삶을 살아야 하고 잠시 머문 관직으로 인하여 죽임을 당하거나 감옥에 가는 일까지 기꺼이 감수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음을 조선 역사에서 보여준다.  광풍각과 제월당이 보이는 길에 서서 세월의 무상함, 벼슬의 참혹함을 생각하며 현재의 모습도 결국 과거의 반복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싱싱한 새싹으로 왔다가 푸른 여름을 지나고 곧바로 단풍으로 지는 나뭇잎의 짧은 생도 길고 짧음의 차이일 뿐 사람의 생과 별다름이 없는 듯하다. 어쩌면 우주라는 긴 시간 속에서 보면 사람의 생이나 나뭇잎의 생이나 도긴개긴 아닐까

     

      사는 게 힘들고 허망하다고 느낀다면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삶의 영욕이 서린 소쇄원을 찾아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잠시 묵상에 잠기며 삶을 되돌아보는 여행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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