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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웅정 축구 아카데미 사태에 대한 소회
    산문 2024. 7. 9. 15:45

     

     

    우리나라는 몇 년 사이에 급격한 가치관의 혼돈 속에 빠지게

    되었다. 그간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 중심의 효 사상과 어른

    공경이라는 윤리와 도덕의 기준이 무너졌다. 그 자리에 서구적

    가치와 윤리 기준이 들어서며 기성세대와 신세대, 남성과 여성이

    대립하고 갈등하다가 결국은 서구의 가치가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그렇지만 급격한 가치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얻었지만 어른 존경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며 저울추가 어린이

    쪽으로 기울며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 중심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어린이에 대한 체벌이 줄어들고 어린이 인격의 존중이라는 새로운

    윤리와 생활 기준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어른에 대한

    존중은 헌신짝 버리듯이 던져버리고 말았다. 어린이 존중은 좋은

    것이지만 지나친 과욕과 열정이 작년 여름 전대미문의 교사들의

    침묵시위로 이어지는 현상까지 초래하고 말았다.

     

    또 남녀 차별이라는 악습이 사라진 지금 남성 역차별이라는 부작용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젊은 남성들이 느끼고 있다. 여성들이 의무는 저버린 채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고 젊은 남성들은 항변하고 있다.

     

    이번 손웅정 축구 아카데미 사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각기

    다를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축구나 다른 운동을 할 때 훈련과 경기에서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언어와 감정의 강도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운동 중에 나태하거나 게으름을 피워 경기에 지장을 줄 때 어느

    수준에서 질책하거나 체벌할 수 있을까?

    운동할 때 필요한 지구력이나 인내력을 기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체력 훈련은 어느 정도가 학대가 아닐까?

     

    예전에는 무조건 칭찬이 좋다고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다라는

    말까지 유행했다. 그렇지만 구체성이 없는 의례적인 칭찬은 체벌과

    다름없이 일시적 효과밖에 없다고 한다.

    과연 칭찬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아무튼 손웅정 씨는 170억이라는 돈을 투자해서 축구 선수

    육성이라는 선의를 가지고 푼돈이나 다름없는 돈을 받으며 축구

    지도를 하다가 욕설과 체벌이라는 덤터기를 뒤집어쓰고 명예와

    선의가 타격을 입게 생겼다.

     

    이번 손웅정 축구 아카데미 사태를 보며 착잡한 심정이다. 그렇

    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에 손웅정 씨처럼 아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가르쳐 손흥민 선수처럼 세계적인 선수를 만든

    사람이 또 있는가? 손웅정 씨의 축구에 대한 진심이 이번 일로

    인해서 꺾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며, 그분의 말대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지도 방법을 이번 사태로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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