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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부르는 재앙 적조
    새와 나무 2018. 1. 9. 22:01


    스스로 부르는 재앙 적조

        

     

       만성리 바닷가에 서서 휘어진 해안을 따라 출렁이는 파도와 그 파도가 끊임없이 쌓아올리는 모래톱을 바라보고 있다. 며칠 전까지 원색의 물결로 넘치던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 철거하지 못한 천막이며 의자들이 마지막으로 옮겨지고 있다. 해안 모래 위에는 사람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만 추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패드 병, 부탄가스 용기, 비닐 등이 해초와 섞여 모래에 묻히기도 하고 그냥 방치된 채로 흉하게 널려있다사람들이 남기고 간 오물의 뒤로 출렁이는 바닷물이 홍수로 큰물이 나서 바다에 섞인 듯 붉게 변해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적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맑고 푸른 바닷물이 심한 질병을 앓고 있다.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는 동해안으로 번지며 양식장 고기들의 떼죽음을 가져오고 있다. 막대한 시설과 노력으로 키운 고기들이 하루아침에 몰사를 하고 있다. 연안에서 고기잡이가 어려워지면서 시작한 양식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배를 가지고 고기를 잡을 때는 지금처럼 큰 타격은 입지 않았을 것이다. 양식업은 적조가 오면 양식장에 갇힌 고기들이 고스란히 떼죽음을 할 수밖에 없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옛날에도 1398(정종 1)에 적조가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이조실록 원전 1272면에 의하면,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에서 동래까지 길이 30 , 너비 20 리가 피같이 붉었는데, 무릇 나흘 동안 그러하여 수족이 모두 죽었다.’고 기록되었다 한다.


       적조현상이란 해양에 서식하는 동식물성 플랑크톤, 원생동물 및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 일시에 다량으로 증식되거나 또는 생물, 물리적으로 집적되어 바닷물의 색깔을 변색시키고 해양생물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고 한다.(국립수산진흥원)

    예전의 적조는 자연 발생적인 것이지만 지금의 적조는 인간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재앙이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적조의 원인이 거의가 인간들이 버리는 생활하수나 폐수의 오염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인간들이 버린 각종 오물이 정화되지 않고 하수구를 통하여 결국은 바닷물에 섞이게 된다. 물속에 섞인 오물을 먹고사는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일시에 증가하면 물의 색깔이 변하고, 물속의 산소가 줄어들어서 고기들이나 조개류가 떼죽음을 하게 된다고 한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수세식 화장실, 세척력이 좋은 세제, 공업 폐수, 경관이 좋은 곳마다 들어서는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으로 인하여 물은 오염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서 바닷가나 계곡을 찾아가서 멋대로 먹고 마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있다. 경관이 좋은 곳에서는 이때쯤이면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하지만 오염된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시설을 전국에 다 설치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무분별하게 편리를 추구한 생활이 지금 바다에 적조현상을 가져와 고기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있다. 마치 인간에게 번졌던 흑사병처럼 물고기를 죽이며 인간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자연에서 공존하려거든 스스로 삼가고 자숙하라. 황토 따위로 적조를 막아보겠다는 생각을 거두어라.’

      2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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