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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 2014년 4월 16일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애타게 부르며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으로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다. 이 땅의 부모 누구도 그처럼 엄청난 참극을 가져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걱정은 했겠지만 설마 하는 마음으로 평상시대로 자신의 일터에서 ..
사람은 산을 오를 뿐 해는 날마다 떠오른다.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산에서 막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주의 장엄함에 감동하고 환호하게 된다. 특히 겨울에 떠오르는 태양은. 새벽 산의 공기가 서늘하다. 사월이 되자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새들의 지저귀는 ..
구층암자와 흰 구름 가는 길 절 입구에 눈을 부릅뜨고 서 있는 사천왕이 무섭다한들 인간보다 무서울까. 또 사람이 선하다 한들 절 마당에 서서 홀로 곱게 늙어가는 한 그루 백일홍만 할까. 화엄사 경내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지만 사람들의 언어도 각양각색의 공을 들인 얼굴들도 절 ..
진달래꽃 화전이 생각난다면 요즘 귀촌과 귀농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다. 그 사람들의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기들의 울음소리, 골목에서 요란스레 떠드는 아이들의 소리가 거의 사라져가는 시골에 사람들이 다시 모인다는 건 어떤 의미로든 반가운 일이..
황진이를 찾아서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인을 생각하면 신사임당, 허난설헌, 황진이 정도가 떠오를 것 같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요조숙녀의 귀감으로 이상적인 어머니의 상이었다. 하지만 황진이는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서 숱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제 맘에 드는 남자들을 마..
진달래꽃 지던 날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 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어찌 이 땅에 영변의 약산 진달래뿐이랴. 동네 뒷산에도 앞산에도 진달래가 피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든, 지겨워서 가든 진달래꽃을 따다 뿌려주고 ..
황무지 [한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지요. 애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했지요.<죽고 싶어> 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티에스 엘리엇 I. 죽은 자의 매장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
3월이 오자 봄꽃이 해토머리를 뚫고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작고 여린 크로커스가 서리가 내린 땅을 뚫고 고개를 내밀었다. 앙증맞고 단아하고 신비하다. 여럿이 함께 피어도 예쁘다. 매화도 서둘러 가지마다 화사한 꽃을 달고 찾아왔다. 시골집 3월의 봄은 사람보다 꽃이 먼저 손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