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과 얼레지꽃(천자암) 봄이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 건너편 오리나무 숲에서 번지기 시작한 연두색은 이제 어디에 눈이 마주쳐도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색깔들로 무더기무더기 드러난다. 삭풍과 한기에 죽은 듯 서 있던 나무들이 미세한 호흡으로 물줄기를 뿜어 올리며 마디마디 생명..
600 년 긴 세월 동안 선암사를 지켜보고 있는 매화 마음이 헛헛할 때는 선암사 늙은 매화를 보면 식었던 체온이 따뜻해 지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실망했다면 선암사로 와서 매화와 이야기 하세요. 누구의 이야기라도, 어떤 이야기라도 다 들어준답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
순천시 와온 바다의 해돋이 부산 해운대 고층 아파트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 군산시 서해바다의 해돋이 거제도의 해돋이 전남 진도의 해돋이 순천시 와온 바닷가의 2018년 첫날 해넘이 모습 2018년 무술년에는 갈등과 반목이 사라지고 지위가 낮은 사람, 힘없는 사람도 존중되는 사회, 배려..
송광사의 시작은 청량각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청량각 아래로는 조계산에서 내려온 물이 흐르는 계곡이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도솔천(兜率天)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불교에서는 '욕계 육천(欲界六天)의 넷째 하늘. 수미산의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되는 곳에 있으며, 이곳에서..
여수의 아침은 이렇게 바다 위에서 시작된다. 숙소 바로 아래에 작은 포구가 깊숙히 들어와 단정한 모습으로 배를 품고 있다. 낮의 여수는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모습으로 그다지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밤이 되면 여수가 현실이 아닌 몽환의 도시로 변한다. 낮에 보..
담양 소쇄원! ‘소쇄원(瀟灑園)이라는 어려운 한자이름이 뜻함은 빗소리 소(瀟), 혹은 물 맑고 깊을 소(瀟)이고 灑는 쇄, 새, 혹은 사라고 읽을 수 있는데 물 뿌릴 쇄(灑)나 깨끗할 쇄(灑)라는 뜻과 음을 갖는다.’라고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어 올라가..
순천(順天)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곳에 봉화산이 있다. 355미터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봉화산의 사계(四季)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봄 각시붓꽃이 수줍게 낙엽과 풀 사이에서 피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철쭉 비에 젖은 벚꽃의 자태가 한층 선명하다. 여름 개망초 꽃이 정겹..
개망초꽃 핀 산하에서 혹한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떠나지 못하는 겨울이 2월 끝자락에서 북서풍에 눈보라를 싣고 와 뿌릴 때 지조를 지키는 선비처럼 고고하게 설중매가 핀다. 가끔은 질긴 뿌리를 남긴 겨울바람이 차갑기도 하지만 3월에는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봄기운을 듬뿍 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