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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앞 소나기평행선 눈 2023. 8. 23. 11:24
얼마 되지 않은 시절 우체국은 소식을 주고받는 유일한 곳이 었다. 군대에 간 아들, 서울로 돈 벌러 간 딸, 연인들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면 소재지에 우체국은 정보 전달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빨간 가방을 멘 우체부(집배원)를 문 앞에서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던 시절은 이제는 전설이 되었다. 지금은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는 사람도 거의 없고, 부모, 친구, 연인 등에게 문자나 영상으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기껏해야 관공서의 고지서, 신용카드 요금 등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용하고 있고, 거리의 공중전화도 사라졌고, 우체통은 유물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은 택배를 보내기 위해 가끔 가고 있다. 오늘도 택배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갔다. 택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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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클래식 음악 2023. 8. 19. 15:48
라흐마니노프(1873-1943) 러시아 2015년 KBS FM에서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조사했는데 1위 곡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왜 그 곡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 21, 23번처럼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눈물이라도 날 것 같은 선율을 가진 것도 아니고,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에서 2악장으로 넘 어가며 숨이 막힐 듯한 고요와 긴장 속에 들리는 피아노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없는, 뒤죽박죽인 혼재된 복잡하고 변덕스러움이 불협화음처럼 들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곡에 대한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서 왜 청중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에 열광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그의 협주곡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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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늑대 김은지와 교활한 여우 최정(2023 IBK 결승 1국)평행선 눈 2023. 8. 17. 13:28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라는 유행가 처럼 모든 경기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한국 여자 바둑 에서 최정은 그야말로 지존이다. 우리나라 바둑 순위에서 14위까지 올라간 적도 있고, 지금은 18위이다. 22년 삼성 화재배, 23년 LG배 결승에도 올랐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쟁쟁한 남자 기사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간 그 자체로 최정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최정이지만 올해 여자 바둑 리그에서 김은지에게 무기력하게 패하며, 드디어 최정의 시대가 가고 김은지의 시대가 온 게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3 IBK 결승에서 최정과 김은지가 만났다. 바둑 팬들의 기대와 설렘 속에 드디어 1국이 시작되었다. 최정이 초반이 약하고 중후반에 힘을 내는 기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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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가 살아야 한국바둑이 산다새와 나무 2023. 8. 15. 11:45
우리나라 바둑에서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이 활동할 때는 일본이나 중국과 해 볼 만한 전성기가 있었다. 그 후 박정환이 있었지만 우세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신공지능 이라 불리는 신진서가 등장하여 세계 바둑 일인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올해 들어 신진서가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 신진서라고 해도 매일 잘 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23년 9월 23일부터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바둑 팬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몽백합배에서 우리나라 2인자 박정환, 3위 변상일, 4위 신민준은 16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고, 16강에 올랐던 3명의 선수들마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말았다. 거기에는 신진서도 있었다. 중국은 커제 이후 많은 강자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신진서의 뒤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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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광복 78주년산문 2023. 8. 15. 11:01
광복 78주년 태극기를 달며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GDP 3만 달러를 넘어서며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선진국이 되었지만, 우리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중이다. 우선 정치의 불안정을 들 수 있다. 이건 더 말하지 않아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 경제의 지체 혹은 뒷걸음질이다. 사드 사태가 벌어진 후 중국은 노골적으로 우리나라를 패싱하기 시작해서 자동차, 전자, 문화, 관광 등 모든 부분에서 자물쇠를 채웠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장 큰 소비시장인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패싱은 최악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은 가장 큰 적자국으로 변했다. 여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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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대투수와 세월새와 나무 2023. 8. 10. 13:12
양현종 투수는 KBO 리그 투수 부문에서 송진우 다음으로 다승(164승)을 거둔 대투수다.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길이 남을 기록이다. 스포츠에서 나이가 들어도 은퇴하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것은 혹독한 자기 관리와 타고난 소질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유년 혹은 고교 시절 천재라고 불리던 선수들이 성인 혹은 프로 경기에 와서 그 명칭을 걸맞은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스러져간 많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그런 점에서 35살 나이로 아직도 기아에서 선발로 뛰고 있는 양현종은 레전드로 불릴 만큼 뛰어난 선수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양현종에게도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6월 롯데전에서 2회 9실점, SSG 랜더스전에서 4.1이닝 7실점을 하더니, 8월 8일 엘지전에서 2회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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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바라보는 시선산문 2023. 8. 7. 17:24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등은 세계인들이 참가하는 국제행사다. 제25회 2023년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2023.8.1.-8.12까지 열리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여가부, 행안부, 문체부 그리고 전라북도 가 함께 하는 행사로, 150여 개국 4만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행사다. 그런데 이번 행사가 미흡한 시설과 미숙한 운영으로 인해 파행으로 시작했고,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이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새만금에서 철수했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런 수준으로 추락했을까?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도 참사가 벌어졌지만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 참사는 그나마 우리만의 문제라서 영향력이 적지만 세계 150개국이 참가한 중요한 행사의 파국은 국제적 망신이고, 여기에 참가한 4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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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99(상온 초전도체 발견) 기적인가 사기인가?산문 2023. 8. 4. 09:32
지금 세계 과학계는 물론 경제계에도 충격적 이슈가 등장하여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 진원지가 바로 우리나라다. 퀄캄에서 상온 초전도 물질을 발견(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일을 한국에서 해냈다고 이게 진실인지 아닌지 이론적 혹은 존재하는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이 황우석 사태였다. 그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벨상 탄생 등의 기대를 하며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런 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는 거짓이었고, 연구 성과에 대한 한 과학자가 만들어낸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지금분위기가 그때와 흡사하다. 초전도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