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
순천 국가정원에 눈이 내린 풍경그곳에 가면 2021. 1. 20. 12:17
눈 내리는 벌판에서 도종환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그루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 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 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겨울 잿빛 들판 위태로운 나뭇가지 끝에 차가운 바람이 걸리고 낯선 한기에 차마 다가서지 못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참았던 그리움이 하얗게 부셔져 벌판에 눕던 날 눈· 눈·..
-
피아니스트의 전설영화. 드리마 2021. 1. 19. 13:24
피아노를 주제로 해서 만든 영화들 중에 명화가 많다. 제인 캠피온 감독 작품 ‘피아노’ 여섯 살 때부터 말하기를 멈춘 후 20대에 미혼모가된 에이다는 딸과 피아노만을 사랑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남자에 대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4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 에리카의 어머니는 딸이 자기를 버릴까봐 어려서부터철저하게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어 기른다. 에리카는 피아노 교수가 되었다. 어느 날 피아노를 배우게 되는 제자와 사랑에빠지게 된다. 억눌렸던 성적 욕망이 피학적으로 표출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다. 54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작품 ‘피아니스트’폴란드에 사..
-
진중권의 헛소리산문 2021. 1. 16. 20:28
이 글은 경향신문에 실린 ‘진중권의 돌직구’을 보고 쓴 것이다. "좀비들 틈에 사는 것 같아요.” 지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요즘 지인을 만날 때마다 덜컥 겁부터 난단다. 과거에 멀쩡했던 사람들이 ‘조국’에 관해 뭔가 부정적인 얘기라도 하면 대화 중 갑자기 괴물로 돌변해 공격해오는 일을 몇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좀 전까지 다정히 대화를 나누던 친구나 동료가 바로 눈앞에서 좀비로 돌변하는 상황. 이게 어디 그만의 일이겠는가? 요즘 그와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게다.‘ 사람들이 왜 조국에 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좀비처럼 변하는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척하는 진중권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모른다면 헛똑똑이라고 말할 수 있고, 모른 척한다면 외눈박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주의가 걱정해야 할..
-
은사시나무시 2021. 1. 8. 13:09
은사시나무 어느 초등학교 언덕에 은사시나무가 서 있다.자작나무와 四寸쯤 될 것 같은.봄에 여린 잎이 돋을 때부터 줄곧 흔들렸다.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작은 소리도 속삭일 때도싸움을 하며 악에 받혀 소리 지를 때도 급식 조리실에서 콩나물국이 끓는 소리에도입김 같은 봄바람에도참새들이 앉아 머리를 이리저리 기우 거릴 때도명주실 같은 가랑비에 젖을 때도 누가 나무라지도 않는데 늘 떨고 있다. 떨고 있다. 밑동부터 하얀 줄기 우듬지까지 멍이 들었다.시커먼 상처를 늙어서도 굴욕처럼 달고끝내 지우지 못했다.걸핏하면회색 등을 드러내고 우는 하얀 나무, 나뭇잎. 은사시나무! 고고하게 흰 몸을 지키고 있어 白楊나무라 불리지만자작나무처럼 우아하지 못하고떨기만 하니영어로는 떠는 나무(tremble tree)라 불리는 세상에서 가..
-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산문 2021. 1. 6. 12:19
이른바 보수라고 자처하는 정당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그리고 조 중 동 신문과 경제신문들이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처럼 자주독립국을 지향하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 우선 인류의 재앙으로 닥친 코로나19에서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도 해내지 못한 방식으로 코로나와 싸우며 나름 선방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2차와 3차 대유행에는 다소의안일함과 신중하고 철저한 대책이 부족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를 숭미 숭일 하는 사람들이그토록 칭송하고 닮고 싶어 하는 미국과 일본의 현실이 지금 어떠한가?코로나19에 선방하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문재인 정부는 뛰어난 일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경제적으..
-
-
대학입시와 마이클 센델산문 2020. 12. 22. 13:06
2020년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서 고3학년 학생들이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학원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수능은 어김 없이 실시되었다. 올해는 약 50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수능에 응시했다고 한다. 수능이 끝났지만 또 하나의 진검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인생 의 진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대학입시의 승패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단 1점의 차이로 혹은 그보다 더 작은 점수 차이로 18년 동안의 공부한 결과가 결정되니 참으로 잔혹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공정성 시비를 벗어날 수 없다. 대학입시제도를 바꿀 때마다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2가지가 있..
-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독서 2020. 12. 10. 10:44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앙드레지드가 두 사람을 이렇게 말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톨스토이의 산맥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는데,그 산맥을 한 걸음씩 오르다 보면,그 산맥의 이름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이다.‘ 아래 글은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생각이 나지않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페테르부르크라는 근대도시의병적인 일상과 그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 대한심리적 갈등과 고뇌를 그렸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대지와 인간의 합일을 거시적인관점에서 조망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어둠을 통해 빛으로악을 거쳐서 선으로대립을 거쳐서 화해로 나아가는 모든 인간적원리들을 집요하게 추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