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팡질팡, 우왕좌왕 트럼프와 우리의 미래 영화 남한산성에 대한 감상들이 분분하다. 혹평보다는 호평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최명길과 김상헌을 연기한 두 배우에 대한 캐릭터와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두 사람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다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역사관으로 사..
신앙보다는 상식 마광수 박혁거세가 알에서 나왔다는 걸 믿어? 동명성왕이 알에서 나왔다는 걸 믿어? 단군이 곰의 자식이라는 걸 믿어? 그런데 왜 예수가 처녀한테서 나왔다는 건 굳세게 믿는 거야? 신앙 좋아하지 말라구 <성경>의 동정녀 잉태 얘기나 예수 부활 얘기는 다 엉터리야 ..
108배 殘夜 세상에서 가장 낮은 땅으로 내 무릎, 내 머리. 내 심장을 차례로 내려 보낸다. 오장육부에 달라붙어 거친 짐승의 숨소리로 헐떡이던 분노들이 한 구멍 한 구멍 열린 몸 틈을 타고 짜디짠 물이 되어 떨어진다. 아~~ 다 말라버렸으면. 기척도 없이 슬그머니 기어 들어와 뱀처럼 똬..
사막 오르텅스 블루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순천(順天)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곳에 봉화산이 있다. 355미터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봉화산의 사계(四季)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봄 각시붓꽃이 수줍게 낙엽과 풀 사이에서 피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철쭉 비에 젖은 벚꽃의 자태가 한층 선명하다. 여름 개망초 꽃이 정겹..
사드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북한에서 9월15일 일본을 넘어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무엇에 쫓기라도 하듯이 미사일 사거리를 점점 늘리며 발사하고 있다. 나라의 모든 힘을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고 발사하는데 쏟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 도달하지 않..
빽·빽·빽 성장과 고용이 한계에 이른 우리 기업들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 이윤을 낼 수 있는 기술력이나 축적된 저력도 가지지 못했다. 이런 경제 사정은 젊은이들에게 최악의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과 슬픔을 주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삼포 세대(..
어린 시절 읍내에 5일장이 열리면 아버지는 짚으로 달걀 10개가 들어가는 꾸러미를 만들었다. 참깨나 들깨 등 이것저것 팔 물건을 보따리에 싸서 머리에 이고 신작로를 걸어가는 어머니의 뒤를 나는 아버지가 만든 달걀꾸러미를 들고 따라갔다. 시장에는 나를 유혹하는 눈깔사탕, 아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