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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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는 어디로 날고 싶을까영화. 드리마 2019. 12. 3. 14:08
작은 벌새와 아픔을 겪는 은희 1994년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도 가장 더웠던 한 해였다. 그해 북한 김일성이 죽었고, 성수대교 붕괴라는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있었다. 그해를 배경으로 중학교 2학년 은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벌새’는 새 중에서 가장 작아서 몸이 5cm이고, 몸무게는 2.8g밖에 되지 않는 새도 있다고 한다. 벌처럼 붕붕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날개를 빠르게 움직여서 벌새라고 한다 하고, 모습이 아름다워 나는 보석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열네 살 은희가 살아가는 애처로운 모습이 벌새를 닮았다. 벌새가 작은 날갯짓을 할 때 떨어져나간 깃털들처럼 아프지만 아픔을 어떻게 해 볼 없는 무기력한 열네 살 은희. 그럼에도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가 아픔을 겪으면서도 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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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바라보기영화. 드리마 2019. 8. 12. 21:21
영화 기생충 바라보기 기생충 약 산토닌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은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며 이런저런 소회가 생각났을 것이다. 학교에 기생충 약이 배부되고 모든 학생들이 그 약을 복용해야 했다. 교사는 그 기생충 약을 주며 집에 가서 먹으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소귀에 경 읽기라는 걸 진즉 간파하고 있었다. 해서 교탁위에 물이 가득 채워진 노란색 커다란 양은 주전자가 놓이고 아이들은 한 명씩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길로 교사 앞으로 걸어가야 했다. 아이들은 약을 받아 컵의 물을 다 들이키며 몇 번의 눈물겨운 노력을 해야만 쓰디쓴 몇 알의 약을 넘길 수 있었다. 아이들이 행여 산토닌을 입안에 감추거나 넘기지 않았을까봐 컵의 물이 비워지면 아이들은 입안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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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영화. 드리마 2019. 6. 12. 12:10
국가부도의 날 수치상으로 보면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인구 5천만 이상으로 GDP 3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일본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일곱 번째라고 한다.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헬 조선’이라는 자조적 한탄을 하며 살고 있다. 청춘들의 일자리 부족, 양극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 등 산적한 어려움들이 사람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시점은 1997년 IMF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IMF 이전과 IMF 이후에서 바라보아야 지금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사태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화다.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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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눈이 부시지 않은영화. 드리마 2019. 3. 21. 15:14
‘눈이 부시게’는 눈이 부시지 않은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눈이 부시지 않은 삶에 대한 반의어이고 늙음에 대한 회한이 아닐까?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새벽 한기가 목덜미로 파고드는 3월, 할머니가 다세대주택 쓰레기장에서 폐지를 주워 손수레에 싣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노후대책 없이 맞은 황혼. 추위에 떨며 새벽부터 온종일 폐휴지를 주워서라도 연명해야 하는 신산(辛酸)한, 상대적 가난이 아닌 절대적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야 하는, 버겁고 힘겨운 일상을 온몸으로 버티고 살면서도 불만이나 불평을 할 처지도 되지 못하는 묵종(黙從)의 삶도 ‘눈이 부시게’의 다름이 아닌 삶일까? 섬세한 감성으로 깊이 바라본다면. ‘눈이 부시게’는 혜자가 시계를 잘못 돌려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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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아름다운 영상미영화. 드리마 2019. 1. 22. 13:51
영화 '리틀 포레스트' 아름다운 영상미 우연히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시골의 4계절 영상미를 잘 잡아내서 자연히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거기에 엄마와 딸, 요즘 시골에서 보기 드문 싱싱한 젊은이들이 모습이 어우러져 잘 그려진 수채화 같았다. 세상의 온갖 고민이나 번민도 다 녹여낼 것 같은 모습들이 화면에서 전개되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건 사실 사람의 감성을 사로잡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 시골에서는 어린이들이나 젊은이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어둡고 칙칙한 회색 풍경이다. 농촌의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모습도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없다면 퇴락해가는 살풍경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자연과 젊은이들이 함께한 풍경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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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SKY 캐슬’에는 교육이 없다영화. 드리마 2019. 1. 14. 12:24
드라마 ‘SKY 캐슬’에는 교육이 없다 이 땅에 가장 뜨거운 문제는 대학입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모두가 입시 전문가 수준일 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다. 외국 사람들은 한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은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당 부분 그 말이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이 땅에 사는 모든 부모들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겪은 가난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 이런 단호한 의지로 자식들을 가르치기 위해 부모들은 모든 걸 희생했고 우리의 대학 진학률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요즘에는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대학갈 당사자인 학생보다 부모가 더 안달을 하고 있다. 특히 엄마들의 유별난 관심과 활동은 아마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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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영화. 드리마 2018. 12. 3. 20:26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일, 성공, 사랑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앤디(앤 해서이웨이)는 우연히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 프라슬리(메릴 스트립)의 비서 보조로 취직을 한다. 미란다는 최고 패션 매거진의 편집장답게 일 분 일 초를 칼로 자르고 거기에 맞추어 자신이 일을 해 나간다. 비서들에게 그녀는 인정이나 관용 따위는 없다. 오직 명령과 지시가 있고 비서들은 그 일이 불가능하다거나 곤란하다는 따위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해고라는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에 베일 수 있으니까. 앤디는 패션에 관심이 없다. 일 년만 참고 버티며 견뎌보려고 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촌뜨기인 그녀에게 쏟아내는 질책과 무시를 견디기가 힘들다. 그런 그녀를 패션디자이너인 나이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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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영화. 드리마 2018. 4. 23. 13:08
「나의 아저씨」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나의 아저씨」는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이고 「밥 잘 사주는 예쁜 우리 마눌님이 애청하는 드라마다. 주변에 널린 아저씨들 흔한 이미지, 야근과 과로에 늦은 시간 술자리까지 회사의 연장 근무에 시달리며 생활하다보면 피로에 찌들어 주말이면 소파에 붙박이가 되어 온종일 코를 골거나,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 들고 지구가 무너져도 꼼짝하지 않을 모습으로 아내와 아이들의 지탄을 받는 대상.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에 묻혀 살아야 하고 휴일에도 상사의 전화가 오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야 하는 무기력한 나이의 남자들이 이 시대의 아저씨들이다. 반면 약자인 여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그리고 성폭력까지 자행하고 막말을 일삼는 마초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