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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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영화. 드리마 2021. 4. 8. 14:19
라스콜니코프는 창고에서 강기슭으로 나온 다음 창고옆에 쌓아놓은 통나무 위에 앉아 광활하고 황량한 강을바라보기 시작했다. (죄와 벌 2. 495쪽 도스토예프스키) 종수는 해미가 부탁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려고 가면 남산타워에 반사된 빛이 잠깐 들어오는 창을 통해 그 탑을 바라보며 자위를 한다. 해미는 종수, 벤과 셋이서 대마초를 피우고 저녁놀이 물드는하늘을 바라보며 웃옷을 벗고 부시맨 춤에 빠져든다.벤은 화려하고 세련된 반포 아파트를 벗어나 깊은 산골짜기에있는 호수를 찾아가 호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선과 시선 너머의 세계는어떤 곳일까?해미가 찾아가고 싶은 지점, 리틀 헝거가 아닌 그레이트 헝거가꿈꾸는 삶, 현실과 미래라는 경계선 즉 존재와 실존의 경계.종수와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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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영화. 드리마 2021. 4. 7. 11:24
분당 옆 동네 평당 5백만 원 집에 갇힌 아이들 누구나게나 반짝이는 유년이 있지만 어른이 되면 그걸 잃어버리고산다. 순수하고 맑았던 영혼으로 살았던 유년은 나이를 먹으며 오염되고 탈색되어 희미하게 박제된 채로 처박혀있다. 그러다가 문득 잃어버렸던 유년을 되살릴 수 있는장면을 만날 때가 있다. 책을 통해서 아니면 영화를 통해서 아니면 현실에서 아이들을 통해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잃어버렸던 유년을 다시 만났다. 순수하고 영롱하고 여린 새싹 같은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을 보며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을소재로 한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요’, ‘풍금 소리’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등.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온전히 아이들이 관점과 시선으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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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와 미나리영화. 드리마 2021. 4. 3. 14:37
얼음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가 봄이 되면 파릇하게 돋아나는 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을 가진 미나리. 시골 미나리꽝의 예전 모습이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에서재배하여 겨울에도 탐스러운 미나리를 식탁에서 만날 수있다. 이른 봄 풋풋한 향을 지니고 우리 곁으로 오는미나리는 우리의 정체성과도 많이 닮았다. 영화 ‘미나리’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질긴 생활력을 가진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간 후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흥미로운 영화이기 때는문일 것이다. 미국이라는 낯선 사회에서 범죄 조직이나 폭력 혹은마약이 아닌 건전한 삶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가족의 이야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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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전설영화. 드리마 2021. 1. 19. 13:24
피아노를 주제로 해서 만든 영화들 중에 명화가 많다. 제인 캠피온 감독 작품 ‘피아노’ 여섯 살 때부터 말하기를 멈춘 후 20대에 미혼모가된 에이다는 딸과 피아노만을 사랑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남자에 대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4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 에리카의 어머니는 딸이 자기를 버릴까봐 어려서부터철저하게 자신의 울타리에 가두어 기른다. 에리카는 피아노 교수가 되었다. 어느 날 피아노를 배우게 되는 제자와 사랑에빠지게 된다. 억눌렸던 성적 욕망이 피학적으로 표출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다. 54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작품 ‘피아니스트’폴란드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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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영화. 드리마 2020. 5. 31. 14:20
영화 「빌리 엘리어트」 춤출 때 어떤 기분인지 묻는 무용학교 면접관의 말에 빌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아주 좋아요. 한번 추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려요. 모든 게 사라져 버려요. 제 몸 전체가 변하는 게 느껴져요. 몸에서 불꽃이 일어서 새처럼 날아갈 것 같아요. 전기가 오는 것처럼요.” 11살 어린이가 춤을 추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빌리 엘리어트가 춤을 얼마나 좋아하고 심취하는지 표현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처럼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극한 감정에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새가 된 듯 날아오르는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춤에 대한 열정을 가진 빌리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춤을 추는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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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길을 잃다영화. 드리마 2020. 4. 20. 14:51
지선우(김희애) 여다경 침실에서 길을 잃다 지선우(김희애)는 아들 준영이 전 남편 태오(박해준)와 여다경(한소의)이 이사 후 사람들을 초대한 행사에 간 것을 알고 분노와 실망으로 맨붕이 된 채 그 곳으로 간다. 태오가 아들과 찍은 사진을 선우에게 보냈는데, 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태오에게 갔다는 것을 알았다. 여병규라는 지역 실세의 딸 집들이에 지역의 거물들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자리였다. 선우가 마지막으로 믿고 기대며 애정과 사랑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아들. 아들! 그 아들이 자신을 속이고 전 남편에게 간 사실을 안 순간 뚜껑이 열릴 수밖에.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친구 명숙(채국희)는 물론 남편의 친구인 제혁(김영민)과 동생처럼 지냈던 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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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영화. 드리마 2020. 4. 2. 12:42
드라마 부부의 세계 “당신 여자 있어?” 선우가(김희애)가 남편 태오(박해준)에게 깨진 유리 위에 맨발로 서서 피를 흘리듯 아픈 자신의 감정의 억누르며 묻는 말이다. “미안해. ……순간적으로 젊은 여자에게 빠진 것 같아.” 남편이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펄쩍 뛰며 아니라고 한다. 선우가 이미 태오와 여경(한소희)의 사랑(불륜) 다 알고 있는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솔직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빈다면, 자신이 이룬 사랑 그리고 일상과 주변사람과의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남편의 행동을 용서하려는 마지막 결심까지 산산조각 내버리는 태오. 병원 부원장이라는 성공한 삶, 완벽하다고 믿었던 남편, 착한 아들을 둔 견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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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인가 혐오인가 「지옥의 묵시록」영화. 드리마 2020. 1. 7. 14:57
감동인가 혐오인가 「지옥의 묵시록」 묵시록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직접적으로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연중에 뜻을 나타내 보임.’ ‘하나님이 계시를 내려 그의 뜻이나 진리를 알게 해 주는 일.’ 영화 「지옥의 묵시록」이 성경 〈요한 계시록〉의 의미인지( 〈요한의 묵시록〉의 메시지는 그리스도가 미리 경고한 박해를 당하게 될 미래 세대의 그리스도교도들과도 관계가 있다. 하느님이 사탄에게 거둘 승리(로마 제국의 박해에서 그리스도교도들을 구원하는 것)는 장차 올 시대의 악에 대한 승리와 하느님이 종말에 최종적으로 거둘 승리를 상징한다.) 아니면 베트남 전쟁에서 인간들이 보여주는 광기가 지옥을 암시하는 영화인지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