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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렝게티라 불리는 곳 화성 수섬그곳에 가면 2022. 5. 26. 12:24
끝없이 넓고 광활한 대지에 풀만 무성하게 자란 곳, 거기에 야생 동물들이 먹이사슬을 이루고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은 현대인에게는 무한 감동을 준다. 이른바 초원이라 불리는 곳.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몽골의 초원, 아르헨티나의 팜파스 등 인간이 아닌 야생의 동물들이 살아가는 곳. 그곳에 서서 초원을 바라 보면 회색 도시에 갇혀 야성을 잃고 문명이라는 틀에 갇혀 소심하게 살아가는 자신이 한없이 비루하고 작게 느껴지지 않을까? 아니면 수렵과 채취를 하던 원시인간의 유전자가 꿈틀대며 야성의 본능이 살아나 자유를 만끽하게 될까? 하지만 대부분의 서민에게 그런 먼 곳으로의 여행은 몇 사람에게나 가능한 사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국내에도 그런 비슷한 곳이 있다면 그곳을 찾아 하루 온종일 땀에 젖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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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독서 2022. 5. 22. 15:09
어떤 사람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사회적 환경을 알아야 한다. 1차 세계대전 후 미국 흑인들의 삶은 백인들에 의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였다. 흑인들은 살아남는 것이 어쩌면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였고, 과제였을 것이다. 술라의 할머니는 자신의 한쪽 다리를 달리는 기차에 집어넣어 보험금을 타고, 그 돈으로 이층 집을 지어 세를 주고, 막내아들이 전쟁에 참전한 후 마약에 빠지자 불을 질러 아들을 죽이며 오로지 자신이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 술라의 어머니는 식료품 창고에서 뭇 사내들과 섹스를 즐기며 살아간다. 술라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생존과 위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재적 교육으로 가르쳐 준 셈이다. 술라와 넬은 한 몸처럼 유년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술라는 자신의 욕구대로 살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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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다시 읽기평행선 눈 2022. 5. 17. 17:18
무진기행 다시 읽기 2022. 5. 17 우연히 순천이 자랑하는 김승옥 작가가 쓴‘무진기행’을 재해석하는 글을 보았다. 「무진기행」이 명작이라고 하는데 내가 처음 읽었을 때 안개에 뭉뚱그려서 비겁한 주인공의 행동을 아무런 죄책감이나 책임감 없이 넘어간, 최소한의 여자에 대해 미안함마저 저버린, 순간적 일탈을 합리화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그 작품이 엄청 명작이라고 해서 내가 작품 해석을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소설이란 윤리 교과서가 아니니까 인간의 모순, 아픔, 상처 등을 그려내며 인간 삶에 대해 재해석과 탐구하고 되돌아보는 것이니까 내 생각은 현실과 소설의 구분을 잘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면 그 작품은 성폭행의 흔적을 교묘하게 감추거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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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산 해미읍성을 찾아간 까닭그곳에 가면 2022. 5. 9. 17:23
15세기부터 17세기 서구 그리스트교에서는 교황, 국왕, 귀족, 학자, 문화인들이 한통속이 되어 이른바 마녀사냥 이라는 잔혹한 일을 저질렀다. 어느 시대나 권력을 잡은 사람은 그 권력을 잃을까 싶어 노심초사했다.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재해나 질병이 번졌을 때 그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몰아가려고도 했다. 마녀사냥도 기득을 지키려는 자들의 시선과 관심 돌리기의 전형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녀사냥이라는 잔악한 재판을 할 때 힘 없고 약한 여자를 대상으로 했다. 마녀로 지목한 사람을 잡아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문을 저지린 후 마녀로 지목하여 불태워 죽였다. 그때 죽은 사람이 수만 혹은 수십만 명이라고 한다. 조선 후기 천주교가 들어오자 왕은 양반과 평민으로 유지되는 유교적 신분 사회의 근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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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고딩의 임신과 사랑영화. 드리마 2022. 5. 3. 12:04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방영되고 있다.그간 재벌들 사이에서 돈을 차지하기 위해벌이는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너무 말도 되지않는 드라마의 흐름이었지만, 말이 안 되는 막장일 때시청률이 올라갔다. 아마도 시청자들의 대리 만족이작동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서민들은 부자들의 사고방식이나 생리를 잘 알지 못한다.드라마를 통해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알 수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런 드라마는 서민에게 위화감을 줄지언정드라마만이 가진 진한 감동을 받는 경우는 없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도 해녀와 시장 사람들의 삶 속에서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실감 나게 그려내고 있다. 오랜만에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서 재미있게보고 있다. 탈렌트들의, 미움, 사랑, 일상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연기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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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마스크 해제!산문 2022. 5. 2. 15:07
길고 길었던 코로나19로 인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2020년 10월 31일 발표되었다. 그 후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 전염 예방과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불편을 감수했다. 얼마만인가? 2022년 5월 2일, 그러니까 꼭 566일 만이다. 아직도 오미크론이 소멸되지 않고 또 다른 변이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60대 이상의 연령자가 아니라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어 그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에서 캡처) 아직 완전히 해제가 된 것은 아니다. 발열·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만성 호흡기 질환자·미접종자, 코로나19 고위험군, 50인 이상의 스포츠 등 경기 관람장, 놀이공원·워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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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천북 폐목장의 보리밭그곳에 가면 2022. 4. 30. 14:49
보리밭 안도현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내릴 수 없는 깃발이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땅투기꾼 독점재벌에게는 도저히 빼앗길 수 없는 한 뼘의 분노가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밟아도 밟아도 되살아나는 희망 우리가 청춘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적에 대한 증오가 이렇듯 푸르고 동지에 대한 사랑이 이만큼 싱싱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이 땅에 아직 보리피리를 찬란하게 불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보리 새싹이 건강 식품으로 변해 여성들의 다이어트 제품으로 팔리고, 보리밭의 일렁이는 청보리가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대상이 되고, 예전 가난 속에서 보리밥으로 연명을 했던 세대에게는 과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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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개심사의 겹벚꽃그곳에 가면 2022. 4. 30. 12:48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하여 고려 충정왕 2년인 1350년에 처능대사에 의하여 중수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대웅전의 기단만이 백제 때의 것이고 건물은 조선 성종 6년(1475)에 산불로 소실된 것을 조선 성종 15년(1484)에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산시청 홈페이지) 개심사에 겹벚꽃이 예쁘다는 소문을 믿고 일찍 집을 나섰다. 280km가 넘는 먼 길인데 집을 나설 때 비까지 내렸다. 개심사에 가까이 가자 길가에 겹벚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절 앞에 이르자 주차장이 만차가 되어 한 대가 나오면 한 대씩 들어가고 있었다. 절로 가는 길은 두 개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자동차가 절까지 갈 수 있는 길이고, 다른 길은 가파른 길에 돌계단을 걸어야 절에 이를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