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
장성 황룡강의 해바라기와 고창 선운사 꽃무릇그곳에 가면 2022. 9. 20. 15:40
늘 해바라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 작년에 찾아갔지만 너무 늦어 보지 못했다. 올해는 시기를 잘 맞추어 가려고 인터넷을 자주 검색했다. 2020년 9월 8일 어떤 블로그에 글과 사진이 올라왔는데 해바라기가 만개한 모습이 소개되어 있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막상 황룡강에 도착하니 해바라기가 보이지 않았다. 운동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올해는 해바라기를 심지 않았고 한다. 순간 블로그에 잘못된 정보를 올린 사람을 원망했다. 집으로 바로 되돌아올까 하다가 가까운 고창 선운사로 발길을 돌렸다. 선운사 꽃무릇은 뼈마디만 남은 앙상한 몸으로 선혈처럼 붉은 꽃을 밀어 올린 채 냇가 옆 그리고 나무 아래에 무리를 지어 혹은 홀로 서 있었다. 상사화 이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
신안 병풍도의 맨드라미(붉은색)그곳에 가면 2022. 9. 17. 11:18
전남 신안에는 3가지 색, 퍼플, 엘로우, 붉은색을 추구하는 섬이 있다. 퍼플은 박지도, 엘로우는 선도, 붉은색은 병풍도 이다. 박지도에는 퍼플교, 선도는 노란 수선화, 병풍도에는 붉은 맨드라미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임자도에는 튤립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섬에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나이 든 어르신들만 살고 있다. 명절 때 자식들 제외하고 찾아올 사람이 없는 외로운 곳이다. 그렇지만 그 섬만의 색을 추구하며 가꾸기 시작하자 사람이 몰려든다고 한다. 비록 꽃이 피는 계절에만 사람이 찾아오지만 그래도 그 계절만이라도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아이까지 찾아오니 섬 어르신들에게는 무척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병풍도는 가을철 맨드라미가 섬을 덮고 있다. 예전에 시골 할머니나 외할머니 집에 가면 장독대나..
-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독서 2022. 9. 14. 13:27
첫사랑! ‘남자는 첫사랑을 못 잊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못 잊는다’라는 말처럼 블라디미르의 첫사랑도 희열,환희, 열정, 설렘으로 한바탕 불꽃으로 타올랐지만 나중에는 놀람, 실망, 아픔으로 끝을 맺는다. 모스크바에서 별장으로 와 지내는 블라디미르 곁채에몰락한 공작부인이 딸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열여섯 살블라디미르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나는 다른 모든 것을 잊고 그 날씬한 몸매며 가느다란 목과 예쁜 손, 하얀 수건 밑으로 보이는 약간 헝클어진 금발이며반쯤 감긴 영리해 보이는 눈과 속눈썹, 그 밑의 갸름한 볼,이런 것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렇게 16살 소년은 21살 지나이다에게 빠져들었다. 지나이다의 집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늘 모여있다.백작, 시인, 의사 등,그녀는 그들을 장난감 다루..
-
곡성 동굴 카페와 전남도립미술관그곳에 가면 2022. 9. 12. 14:14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을 것이다. 전국에 카페가 7만 7천여 개라고 한다. 도시에는 한 집 건너 카페라고 할 정도로 많이 볼 수 있다. 추석 다음 날 곡성 동굴 카페를 갔다. 1950년대 초반 금을 캐던 광산이었는데 카페로 만들었다고 한다. 곡성 기차마을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례 쪽으로 10여 분 가면 도착한다. 곡성군 오곡면 침곡마을이다. 커피를 주문하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 마음에 드는 의자에 앉아 동굴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마시는 커피는 에어컨으로 냉방을 하는 일반 카페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시원함이 있다. 조금만 앉아 있으면 추위를 느낄 정도이다. 동굴 안의 온도는 늘 10-13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동굴 안은 날씨에 따라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양이 조금씩 다른데..
-
순천 와온 해변그곳에 가면 2022. 9. 8. 11:04
와온바다 곽재구 해는 이곳에 와서 쉰다 전생과 후생 최초의 휴식이다 당신의 슬픈 이야기는 언제나 나의 이야기다 구부정한 허리의 인간이 개펄 위를 기어와 낡고 해진 해 의 발바닥을 주무른다 달은 이곳에 와 첫 치마폭을 푼다 은목서 향기 가득한 차마폭 안에 마을의 주황색 불빛이 있다 등이 하얀 거북 두마리가 불빛과 불빛 사이로 난 길을 리어카를 밀며 느릿느릿 올라간다 인간은 해와 달이 빚은 알이다 알은 알을 사랑하고 꽃과 바람과 별을 사랑하고 삼백예순날 개펄 위에 펼쳐진 노동과 음악 새벽이면 아홉마리의 순금빛 용이 인간의 마을과 바다를 껴안고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순천의 와온(臥溫) 바다는 순천만 갈대밭과 이어져 있다. 와온(臥溫)이라는니! 누우면 따뜻한 곳이라고? 와온 바다의 풍경, 군불을 지핀 아랫목처..
-
미국은 우리에게 회색 코뿔소인가?산문 2022. 8. 29. 13:15
세계는 지금 신냉전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거대한 힘을 가진 두 나라의 힘겨루기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을 막으려고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우리나라와 대만의 기업에 막대한 지원금으로 유혹하며 유치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거기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면 유무형의 압력과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 엘지, SK 등이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서 첨단 공장을 건설하거나 건설한 계획이다. 미래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배터리 공장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 짓게 되면 극단적인 표현으로 그건 우리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법이 아닌 미국의 법과 행정에 따르게 되는..
-
나딘 고디머의 소설 「내 아들의 이야기 」독서 2022. 8. 13. 13:34
‘그 여자와 함께 아버지는 내게로 왔다.“한나를 기억하겠지?”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그녀는 즉시 묘하게 뒤틀리는 미소를 지어 아버지를 쳐다보던 내 시선을끌었다. 의구심, 질문, 대답, 실감, 납득, 당혹 등으로 양볼이 굳어지는것 같았고 목구멍으로 찬물이 솟구쳐 오르는 듯해서 나는 그에게서눈을 뗄 수 없었다.’ 윌은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보고 당혹하고 분노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내 아들의 이야기 」는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칼라드(백인과 흑인이 혼혈)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그린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칼라드이지만 셰익스피어, 카프카, 철학과서구 고전을 읽었고, 여러 가지 자격증을 가진 교사이고,아이라는 오로지 그런 남편의 인격과 품격을 맞추기 위해 우아하고교양 있는..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볼 수 없는 사람들영화. 드리마 2022. 8. 9. 12:2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에서도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 영화를 선택할 때 제일 먼저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막장 드라마 혹은그보다 더한 끝장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재미가 있으면시청률이 올라간다. 영화 제작자나 방송국에서는 시청률이 올라가야 수익이 올라갈 테니까 저질이라는 손가락질도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장애인을 소대로 한 영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봉준호감독의 ‘마더’, 정윤철 감독의 ‘말아톤’이 있었고, 드라마로는얼마 전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던 ‘우리들의 블루스’(영옥과 영희 자매 이야기)가 있었다. 이런 드라마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일반 사람들의 태도에서 우리는 자화상을 보게 되고, 장애인을 둔 가족들의 아픔과 속내도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