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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독서 2022. 11. 7. 13:09
프랑스 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는 2002년 현재로부터 128년 전에 나온 소설이다. 19세기 말에 출간된 이 작품은후에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연극, 영화, 에니메이션 등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소설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홍당무는 신데렐라, 콩쥐팥쥐와 같은 동화의 캐릭터처럼 가정과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 못하고 차별과 무시를 당한다.막내지만 어머니에게 귀여움은커녕 질책과 꾸중 그리고 비난을 받는다. 옷이나 선물도 차별하고 심지어먹는 음식조차 형이나 누나와 동등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어머니는 형과 누나가 싫어하는 일은 다 홍당무에 시키고 차별하지만,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다.아버지는 그런 걸 지켜보면서도 중재 역할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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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여전사 최정 결승 진출산문 2022. 11. 5. 11:35
최정이 여자로서는 최초로 세계 바둑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삼성화재배가 있기 전까지 최정의 성적은 그리 신통하지 못했다. 센코배, 오청원배에서 힘없이 무너졌고, 국내 기전 에서도 오유진 선수에게 지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최정 선수의 전성기는 끝났다’라는 말들이 들렸다. 그런데 삼성화재배에서 대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바둑 역사상 세계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전인미답의 성과를 이루었다. 32강에서 일본의 사다 아쓰시를 가볍게 물리치더니, 16강에서는 일본 1위 이치리키 료와 치고받는 난타전을 벌리던 중 중앙에서 이치리키 료가 빈삼각을 두자 최정의 돌이 어려움을 벗어나며, 이치리키 료의 대마가 몰살하고 바둑이 끝났다. 서로가 몇 번의 실수와 기회를 주고받은 난타전이었다.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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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유마사 절 마당에 서서그곳에 가면 2022. 11. 3. 14:21
검이불루(儉以不陋-검소하면서 누추하지 않다) 화이불치(華以不侈-화려하면서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우리 문화재에 대한 재미있는 입담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애독자로 만들어버린 유홍준 교수였다. 검소하면 누추하기 마련이고, 화려하면 사치스럽기 마련이다. 그런 수준을 벗어나려면 검소에도 기품이 있어야 하고, 화려함에도 절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 텐데 그게 쉬운 경지가 아니다. 한적하고 외진 곳에 지어진 절에서 혹시나 검이불루가 존재 하지 않을까? 전대병원에 갔다 오는 길에 화순 유마사를 들렸다. 절간처럼 조용하다는 말처럼 오고 가는 사람도 없고, 경내에 스님도 보이지 않았다. 홀로 물 들어가는 나뭇잎만 화이불치의 자태로 절을 지키고 있었고, 절집은 검이불루의 질박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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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강천산 단풍(2022.11.1)그곳에 가면 2022. 11. 1. 16:38
순창 강천산 단풍을 보러 올 때는 시 하나쯤 품고 오세요. 그냥 오시면 단풍으로 가슴이 벅차 아무것도 더 담을 수 없으니까요. (강천사 가는 길. 안개에 묻혀 몽환적 풍경을 만들어 내는 메타세쿼이아) 단풍 안도현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단풍 물드는 사랑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가 아는 순간부터 나무가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 방학착 → 불교 선종에서, 정신적ㆍ육체적인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 또는 집착을 일으키는 여러 인연을 놓아 버리는 일.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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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랜스 아메리카」새와 나무 2022. 10. 26. 15:01
감독 던컨 커터 중년의 여성이 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진짜 여성이 아니고 여장을 한 남성이다. 그는 진짜 여성이 되려고 일주일 후 성전환 수술이 예약되어 있고, 그는 진짜 여성이 된다는 사실에 들떠 있다. 여기서 잠깐! ‘남자로 태어나서 왜 여자가 되려고 할까?’라는 의문을 가진 다면 그는 성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 않는 평범한 사 람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자신이 태어날 때 주어진 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그 성을 거부하고 다른 성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트랜스젠더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브리(펠리티스 허프만)는 자기 아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는데, 뉴욕 경찰서로부터 아들이 구치소에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수술을 돕고 있는 상담사가 아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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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곡천교 환상적인 은행나무 길그곳에 가면 2022. 10. 23. 17:07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은행잎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수시로 인터넷을 검색했다. 2021년 11월 10일 계획된 일을 뒤로 미루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260km가 넘는 가깝지 않은 길이었다. 집을 나서 전주 가까이 갔을 때부터 빗줄기가 굵어졌다.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고충은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 곡교천 은행나무길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쳤다. 둑으로 올라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은행나무와 잎들의 향연에 감탄사가 나왔다. 빗길을 뚫고 고생하며 3시간을 달려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오래된 은행나무와 길 위에 쏟아진 은행잎! 비를 맞고 떨어진 은행잎의 선명한 색깔. 노랑색이 불러일으키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 완만하게 굽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