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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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독서 2022. 5. 31. 15:18
'7월 초 굉장히 무더울 때, 저녁 무렵에 한 청년이 S골목의 세입자에게 빌려 쓰고 있는 골방에서 거리로나와 왠지 망설이듯 천천히 K 다리 쪽으로 걸어갔다. 소설 「죄와 벌 」은 이렇게 시작된다.'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죄와 벌 」 의주인공인 로자(라스콜니코프)는 무고한 사람을 도끼로쳐죽인 흉악범에 지나지 않는다. 막가파나 지존파처럼.그렇지만 이 소설을 모두가 명작이라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설은 윤리 교과서도 아니고 교훈을 위해 쓴 것도아니다. 휴학 중인 23세 로자는 자신의 논문에서 이런주장을 했다. ‘비범한 사람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온갖 방식으로 법률을뛰어넘는 권리가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비범한 사람이기때문이다.’ 그의 이런 심리가 전당포 노파와 그 동생을 살해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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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독서 2022. 5. 22. 15:09
어떤 사람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사회적 환경을 알아야 한다. 1차 세계대전 후 미국 흑인들의 삶은 백인들에 의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였다. 흑인들은 살아남는 것이 어쩌면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였고, 과제였을 것이다. 술라의 할머니는 자신의 한쪽 다리를 달리는 기차에 집어넣어 보험금을 타고, 그 돈으로 이층 집을 지어 세를 주고, 막내아들이 전쟁에 참전한 후 마약에 빠지자 불을 질러 아들을 죽이며 오로지 자신이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 술라의 어머니는 식료품 창고에서 뭇 사내들과 섹스를 즐기며 살아간다. 술라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생존과 위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재적 교육으로 가르쳐 준 셈이다. 술라와 넬은 한 몸처럼 유년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술라는 자신의 욕구대로 살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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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제비 다방독서 2022. 1. 27. 14:11
어서, 차라리 어둬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동에 팔봉산. 곡선은 왜 저리도 굴곡이 없이 단조로운고? 서를 보아도 벌판, 남을 보아도 벌판, 북을 보아도 벌판, 아아 이 벌판은 어쩌라고 이렇게 한이 없이 늘어 놓였을꼬? 어쩌자고 저렇게까지 똑같이 초록색 하나로 되어 먹었노? 농가가 가운데 길 하나를 두고 좌우로 한 십여 호씩 있다. 휘청거린 소나무 기둥, 흙을 주물러 바른 벽, 강낭대로 둘러싼 울타리, 울타리를 덮은 호박넝쿨, 모두가 그게 그것같이 똑같다. 이상의「권태」중 처음 부분 일제강점기 이 땅에서 살던 문학인들은 주권을 상실한 엄혹하고암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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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독서 2021. 7. 10. 13:05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라면을 먹을까? 2019년에 75.6개를 먹었다고 한다. 라면의원조인 일본인들은 44.5개를 먹는다고 하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면에 대한 사랑은 가히 월클이라고할 수 있다. 라면의 종류도 많아서 4백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이렇듯 많은 라면의 종류만큼이나 라면을 끓여 먹는방법 또한 다양하다.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여 먹는방법은 라면 포장자에 나와 있는 방법대로 하면 가장표준적으로 맛있게 끓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각자 개성대로 라면을 끓여 먹는다.「라면을 끓이며」는 소설가 김훈의 책 이름이다. 라면을 어떻게 끓이면 맛있게 끓이는지 모르는 사람은작가의 라면 끓이는 방법을 참고해 볼 만하다. ‘나는 라면을 조리할 때 대파를 기본으로 삼고, 분말수프를보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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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는 예(禮)를 차리지 말라 (박경리 작가)독서 2021. 6. 17. 14:48
일본에게는 예(禮)를 차리지 말라. 아첨하는 약자로 오해받기 쉽고 그러면 밟아버리려 든다.일본에게는 곰배상(상 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잘 차린 상)을 차리지 말라.그들에게는 곱배상이 없고 상대의 성의를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힘을 상차림에서 저울질한다.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의 불운이었다. 일본이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한 우리는 민족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피해를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민족을 떠나 인간으로서 인류로서 손을 잡을 것이며 민족주의도 필요 없게 된다. 지금은 총독도 없고 말단 주재소 순경도 없다.우리를 겨누는 총칼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어째서 일본을 성토하면 안 되는가? (박경리 선생님의 어록. 1990년 일본인은 한국인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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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독서 2021. 3. 7. 16:03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 하르트 슐링크 15살 미하엘 베르크와 36살의 한나의 우연한 만남.그리고 성숙한 여성의 스타킹 신는 모습을 보게 된후 그 모습이 각인된 15살.그리하여 다시 한나의 집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만든운명적 사랑.15살 소년과 36살 여성의 사랑은 그렇게 싹트고 사랑을 나눈 후 한나에게 책을 읽어주는 미하엘. 한나는 갑작스럽게 행방을 감추고 그들의 사랑은 짧게 끝나고 말았다. 그렇지만 미하엘은 그 사랑을 잊을 수 없었다. 우연히 재판정에서 다시 한나를 보게 된 미하엘. 한나는 나치 수용소에서 유대인을 감시하던 사람이었다.전범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었다. 재판정에서 미하엘은 한나가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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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독서 2020. 12. 10. 10:44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앙드레지드가 두 사람을 이렇게 말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톨스토이의 산맥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는데,그 산맥을 한 걸음씩 오르다 보면,그 산맥의 이름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이다.‘ 아래 글은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생각이 나지않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페테르부르크라는 근대도시의병적인 일상과 그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 대한심리적 갈등과 고뇌를 그렸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대지와 인간의 합일을 거시적인관점에서 조망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어둠을 통해 빛으로악을 거쳐서 선으로대립을 거쳐서 화해로 나아가는 모든 인간적원리들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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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984독서 2020. 11. 28. 15:58
죠지 오웰의 소설 「1984」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감시 장비로 국민을 24시간 감시하고과거를 조작하여 현재를 지배하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삶의 모습. 죠지 오웰이 상상했던 1984년. 여기서 1984는 상징적인 해이지만 앞으로 좀 더 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이 발전한다면 국가의 통치자들은 그 기술로 국민을 감시하며 지배하고 싶지 않을까? 소설 「1984」에서 당이 인간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까지도 완전하게 복종하게 만들고 싶은 욕망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권력이든 금력이든 그 내면에는 악마가 꿈틀대고 있으니까. 「1984」에서는 국민들을 빅 부라더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사랑도 철저히 차단한다. 사랑을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