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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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소설「착한 여자」독서 2023. 4. 27. 16:42
」 ‘정인은 그의 따뜻한 손바닥을 느끼면서 그에게 끌리듯걸어간다. 걸어가면서 그녀는 기도한다. 아마 기도였을것이다. 하느님, 하느님이라고 불러도 좋은 분이 계신다면…… 제게 다시는 벌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 하고.그런데 하느님은, 하느님이라고 불러도 좋은 분이 계시다면 그는 과연 들었을까.’ 정인은 남호영에게 가로등 아래서 갑자기 포옹을 당한 후하느님을 간절히 불렀다. 다시는 현준 같은 사람을 만나지않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그렇지만 호영은 화실과 7년을 동거했고, 다른 두 여자와관계가 있는 염치없고, 무능한 사람이었다. 여자들에게 빌붙어서 살다가 그걸 견디지 못하고 또 다른 여자를 만나사랑인지 아니면 욕구를 충족하는 그런 생활을 한다. 그는4명의 여자를 거치며 소설을 쓰고 있지만, 한 권도 완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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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독서 2023. 3. 17. 17:19
소설의 제목 ‘유리로 만든 배’에서 받는 느낌은? 외부에서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불편함, 개인의 감정이나 내밀한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거나 까발려짐.‘낯선 바다를 떠도네’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만드는환경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부유할 것 같은 삶.이런 것들이 연상되었다. 주인공 김은령은 불문과를 졸업한 25살의 여성이다.15살이나 차이가 나는 남편과 재혼하고, 아기를 낳은 엄마와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탈출하듯 거기를 벗어났다.철없는 엄마, 엄마보다 나이가 너무 많은 의붓아버지,그런 가정이, 은령의 의식 속에는 무거운 돌덩이가 되어찝찝하고 불편한 의식 속에서 수시로 꿈틀댄다. 지방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의 구성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신분이 보장되지 않은 여성 구성작가를 정규직 아나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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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독서 2022. 12. 21. 13:30
주변에 중학교 2학년 아들 때문에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받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사춘기를 맞은 아들이 도대체 말을 통하지 않고 제멋대로라서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사춘기 때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 아이 둔 부모가 겪는 시련이라도 할 수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 홀든 콜피드도 그런 유형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우선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제목이 궁금했다. 파수꾼이란 경계하여 지키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가만히 두어도 될 호밀밭에 왜파수꾼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제목이 그렇게 붙여진까닭은 소설의 후반부에 있었다. 홀든이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 피비가 ‘오빠는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얼른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다가 동생이 계속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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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독서 2022. 11. 7. 13:09
프랑스 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는 2002년 현재로부터 128년 전에 나온 소설이다. 19세기 말에 출간된 이 작품은후에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연극, 영화, 에니메이션 등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소설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홍당무는 신데렐라, 콩쥐팥쥐와 같은 동화의 캐릭터처럼 가정과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 못하고 차별과 무시를 당한다.막내지만 어머니에게 귀여움은커녕 질책과 꾸중 그리고 비난을 받는다. 옷이나 선물도 차별하고 심지어먹는 음식조차 형이나 누나와 동등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어머니는 형과 누나가 싫어하는 일은 다 홍당무에 시키고 차별하지만,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다.아버지는 그런 걸 지켜보면서도 중재 역할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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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독서 2022. 9. 14. 13:27
첫사랑! ‘남자는 첫사랑을 못 잊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못 잊는다’라는 말처럼 블라디미르의 첫사랑도 희열,환희, 열정, 설렘으로 한바탕 불꽃으로 타올랐지만 나중에는 놀람, 실망, 아픔으로 끝을 맺는다. 모스크바에서 별장으로 와 지내는 블라디미르 곁채에몰락한 공작부인이 딸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열여섯 살블라디미르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나는 다른 모든 것을 잊고 그 날씬한 몸매며 가느다란 목과 예쁜 손, 하얀 수건 밑으로 보이는 약간 헝클어진 금발이며반쯤 감긴 영리해 보이는 눈과 속눈썹, 그 밑의 갸름한 볼,이런 것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렇게 16살 소년은 21살 지나이다에게 빠져들었다. 지나이다의 집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늘 모여있다.백작, 시인, 의사 등,그녀는 그들을 장난감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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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딘 고디머의 소설 「내 아들의 이야기 」독서 2022. 8. 13. 13:34
‘그 여자와 함께 아버지는 내게로 왔다.“한나를 기억하겠지?”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그녀는 즉시 묘하게 뒤틀리는 미소를 지어 아버지를 쳐다보던 내 시선을끌었다. 의구심, 질문, 대답, 실감, 납득, 당혹 등으로 양볼이 굳어지는것 같았고 목구멍으로 찬물이 솟구쳐 오르는 듯해서 나는 그에게서눈을 뗄 수 없었다.’ 윌은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보고 당혹하고 분노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내 아들의 이야기 」는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칼라드(백인과 흑인이 혼혈)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그린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칼라드이지만 셰익스피어, 카프카, 철학과서구 고전을 읽었고, 여러 가지 자격증을 가진 교사이고,아이라는 오로지 그런 남편의 인격과 품격을 맞추기 위해 우아하고교양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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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더블린 사람들독서 2022. 7. 29. 11:00
' "조이스의 작품에서 형식은 곧 내용이며 내용이 곧 형식이다. 그의 작품은 어떤 것에 대하여 쓴 글이 아니라 그 어떤 것 바로 그 자체다" (사무엘 베케트). 맞는 말이다. 문학의 새로운 창조와 탄생의 희열을 맛보게 했으니 어떤 수사인들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답게 고통받는 더블린 하층민들의 삶을 추적했고 그들의 관습과 행동, 사상들을 꿰뚫어내고자 했다. 마비된 영혼들의 도시 더블린에 대한 묘사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독특함으로 아직도 빛나고 있다. 헤밍웨이와 존 스타인벡, 움베르토 에코, 살만 루시디까지 수많은 문호들의 모더니즘 등불이 되었다.'컨슈머타임스(Consumertimes) 김경한 「더블린 사람들」에서 공통으로 흐르고 있는 세태 혹은 성향은‘마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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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덕의 불운」독서 2022. 6. 29. 12:21
소설 「미덕의 불운」 저자 싸드 역자 이형식 ‘싸디즘’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었다는 「미덕의 불운」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된다.‘철학의 승리는, 섭리가 인간과 관련하여 스스로에게 설정한 궁극적 목표에 이르기 위한 길을 덮고 있는어두움 위에 빛을 던져 주는 데 있을 것이며 ……’ 소설이 아니라 철학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주며 시작된다.저자인 사드 후작은 생의 삼분의 일을 감옥에서 살았고이 소설도 감옥에서 썼다. 미덕의 화신인 동생 쥘리에뜨와 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언니 쥐스띤느의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미덕의 불운」은 동생 쏘피(쥘리에뜨)가 미덕을 행하려다 범죄자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