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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씨빵가게와 태백산맥그곳에 가면 2020. 6. 12. 15:27
벌교 여행! 벌교에 들어서서 읍내를 조금만 걷게 되면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를 자연스레 만나게 된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읽었거나 소설을 읽지 못했어도 영화 ‘태백산맥’을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벌교 여행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벌교에는 그리 많은 관광객이 오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식당에 꼬막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더 많이 보게 된다. 소설과 영화 ‘태백산맥’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해방 후 혼란의 시기에 이념을 제대로 알 리 없는 순박한 사람들이 논리가 아닌 감정 혹은 자신도 모르게 군중심리에 매몰되어 좌우로 나뉘었다가 비극적인 일들을 겪게 되는 역사와 조우하게 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아야 될 터인데 아직도 우리는 좌와 우로 나뉘어 끝없이 분열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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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리 엘리어트」영화. 드리마 2020. 5. 31. 14:20
영화 「빌리 엘리어트」 춤출 때 어떤 기분인지 묻는 무용학교 면접관의 말에 빌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아주 좋아요. 한번 추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려요. 모든 게 사라져 버려요. 제 몸 전체가 변하는 게 느껴져요. 몸에서 불꽃이 일어서 새처럼 날아갈 것 같아요. 전기가 오는 것처럼요.” 11살 어린이가 춤을 추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빌리 엘리어트가 춤을 얼마나 좋아하고 심취하는지 표현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처럼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극한 감정에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새가 된 듯 날아오르는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춤에 대한 열정을 가진 빌리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춤을 추는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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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읽기독서 2020. 5. 27. 11:21
어린 왕자 읽기생텍쥐페리 너무 유명한 소설 「어린 왕자」는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동화일 수도 있고, 어른을 위한 소설일 수도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낌은 혼란이었다. 사막에 추락한 비행사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혼재된 상상을 하는 건 아닐까? 고장이 난 비행기, 부족한 물, 인적이 없는 사막에서 한계에 이르렀을 때 인간은 어쩌면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수많은 꿈을 꿀 테니까. 어린 왕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별을 떠나 여행을 시작하며 만난 사람들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독재자, 자만과 허영에 물든 사람, 주정뱅이, 오로지 돈에 혈안이 된 사업가, 시계추처럼 가정과 직장을 오가는 변화 없는 일상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오로지 자신의 학문과 지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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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시시 2020. 5. 25. 17:31
개 화 안도현 생명이 요동치는 계절이면넌하나씩 육신의 향기를 벗는다.온갖 색깔을고이 펼쳐 둔 뒤란으로물빛 숨소리 한자락 떨어져 내릴 때물관부에서 차 오르는 긴 몸살의 숨결저리도 견딜 수 없이 안타까운 떨림이여.허덕이는 목숨의 한 끝에서이웃의 웃음을 불러일으켜줄지어 우리의 사랑이 흐르는오선의 개울그곳을 건너는 화음을 뿜으며꽃잎 빗장이 하나 둘 풀리는 소리들. 햇볕은 일제히꽃술을 밝게 흔들고 별무늬같이 어지러운 꽃이여,이웃들의 더운 영혼 위에 목청을 가꾸어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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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과 핸드백단편 2020. 5. 25. 16:38
신혼여행과 핸드백 나 아란은 2년 동안 지운과 2년 동안의 연애를 했다. 특별히 좋은 점도 없었지만 딱히 결점이라고 할 만한 점도 없어 연애를 계속했고 결국 결혼했다. 정신없는 결혼식을 끝내고 파리로 신혼여행을 갔다.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곳! 낭만적이고, 예술적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각적인 패션으로 멋진 여자들이 가득할 것 같은, 불빛에 반짝이는 센 강을 바라보며 미라보 다리 위에서 연인과 입맞춤을 할 수 있다면. 기대와 설렘을 품고 파리에 도착했다. 루브르 박물관, 센 강 그리고 미라보 다리 위에서 야경을 보며 입맞춤, 몽마르트르 언덕, 에펠 탑, 명품 가게들이 늘어선 생 재르맹 거리 등 이국적인 풍경과 사람들에 취한 채 보낸 6일 동안의 신혼여행! 파리에 취한 신랑의 행동이 나를 생각보다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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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과 철수 구하기산문 2020. 5. 19. 17:00
라이언 일병과 철수 구하기 러시아에서 코로나 19로 갇힌 교민 230여 명이 세 번째로 국내로 귀국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 한 편이 생각났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이다. 영화 스티븐 스틸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2차 대전 중 4명의 아들을 전장에 내보낸 후 아들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3명의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어머니는 남은 아들이라도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들은 육군참모총장은 어머니의 소원들 들어주기 위해 육군 레인저 부대의 밀러 대위를 지휘관으로 8명의 라이언 일병 구출 팀을 파견한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부대원들이 희생되고 마지막에는 밀러 대위도 희생되며 라이언 일병을 어머니 곁으로 보낸다는 스토리다. 한 명의 군인을 구하기 위해 다른 여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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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과 조기영 시인의 사랑평행선 눈 2020. 4. 21. 13:03
고민정과 조기영 시인의 사랑 고민정 전 아나운서가 2004년 kbs에 아나운서로 채용될 당시 일화를 텔레비전에 나와 소개한 적이 있었다. 당시 여자 아나운서들은 면접에서 미모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그가 아나운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블라인드 면접의 덕택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네스레가 꾸밈없고 맑아보였다. 고민정 아나운서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 합류했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청와대 부대변인을 하다가 대변인으로 발탁되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서울에서 출사표를 던져 통합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오 아무개 상대를 꺾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고민정 전 아나운서의 거짓 없고 순수한 미소는 사람들의 경계를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