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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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밭에서 겨울과 작별하다그곳에 가면 2022. 3. 6. 12:33
사람은 자신의 삶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불행해 보일까? 다른 사람은 다 풍족하게 잘 살고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늘 쪼들리며 살고 있을까? 이런 의문점들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때론 좌절하고 때론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다. 어차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니까 실망이나 분노를 안고 생활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볍게 숲, 강, 바닷가를 걷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겨울이 가고 있다. 유래 없는 가뭄으로 하루 걸러 영동 쪽에서 산불이 나고 있다. 그 피해가 늘고 있다. 이 추위에 집이 불타 가재 도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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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수런거리는 강진생태공원그곳에 가면 2022. 2. 3. 10:26
‘그러니까 강진땅이 나의 ‘남도답사 일번지’로 올라온 것은 다산(다산) 정약용(정약용)의 18년 유배지가 여기였고, 여기에서 그의 학문이 결실을 맺게 되었고,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유홍준 강진하면 정약용, 청자, 영랑이 먼저 떠오른다.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한때 국민 문화답사 교과서로 ‘낙양의 지가’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에 처음 소개되었던 곳이 바로 강진이었고, 그후 강진은 유명한 곳이 되었다. 코로나19가 3년째 계속되면서 일상이 제약받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밥 한 끼 먹는 일도, 카페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주저하게 된다. 여행도 예전처럼 지인들과 시끌벅적하게 함께 다닐 수가 없다.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비대면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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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JSA 촬영지 신성리 갈대밭그곳에 가면 2021. 12. 12. 15:51
영화 JSA는 남한과 북한의 금지된 땅을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비극을 다른 영화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우연히 마주친 남과 북의 병사가 금지된 만남의 우정을 나누다가 비극으로 끝나는 영화 공동경비구역을 촬영한 신성리 갈대밭을 찾았다. 오늘도 남북 분단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서로 믿음과 신뢰를 상실한 채 최소한의 교류도 막혀버린 채 불행하게 살고 있는 남한과 북한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신성리 갈대밭 곁에는 금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다. 금강하구둑이 건설되기 전에는 서해에서 잡은 고기를 싣고 배들이 금강을 따라 강경포까지 오갔지만 지금은 새들만 자유롭게 서해와 금강을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갈대밭은 많이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순천만 이 있다. 순천만 갈대밭은 데크길을 따라 걸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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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신경섭 가옥의 은행나무그곳에 가면 2021. 11. 11. 08:10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보고 남은 시간이 여유가 있어 보령 신경섭 가옥으로 향했다. 출발하고 조금 지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70km의 거리였지만 2차선 도로와 4차선 도로가 교차하며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이미 은행나무잎들을 거의다 저버리고 비가 내려 집 주변은 질척거리고 은행나무잎들은 엉망이 되었다. 은행잎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고 아쉬운대로 아직 잎들이 남아있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채웠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마을 속에 신경섭 가옥은 적막에 갇혀있었다.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에 태고 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화려한 아름다움도 있지만 이렇게 고요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듯, 세월을 고태를 간직한 채 묵적 속에 잠긴 모습도 나름 분위기가 있어 좋다. 오래된 산사를 찾았을 때 느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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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의동마을에 은행잎이 떨어질 때 그리고 감악산그곳에 가면 2021. 11. 8. 14:20
코로나19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거리두기를 포기하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80.86%(2021.11.7.),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도 76.6%까지 높였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한 국민의 70%가 접종을 마치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던 예상은 빚나갔다. 위드 코로나를 향해 일상을 조금씩 정상으로 돌려놓고 있지만 확진자는 2천 명을 넘나들고 사망자 수는 2,980명으로 늘었다. 일상을 정상화하면 확진자가 수만 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걱정과 짜증을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은 이제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직장과 집만을 왕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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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황룡강의 만추그곳에 가면 2021. 10. 31. 12:29
옐로우시티(Yellow city)란? 사계절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뜻한다고 장성군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장성군의 정책을 실천하듯 장성 황룡강 생태공원은 봄부터 가을까지 노란꽃이 피어있다. 노란 병아리, 노란 어린이집 버스, 노란 황금 등 노란색을 밝고 희망찬 느낌을 준다.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라는 팝송에는 사랑에 대한 희망이 있다. 반면 질투, 반목, 황색저너리즘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다. 2021년 10월 30일 황룡강 생태공원을 찾았을 때는 해바라기, 백일홍, 연꽃 등이 이미 진 후였다. 아직 남아있는 백일홍과 해바라기가 외롭게 피어 있었다. 태어나고 죽는 건 사람이나 식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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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망덕 그리고 배알도그곳에 가면 2021. 10. 29. 15:58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의 국토와 주권을 빼앗아 역사를 왜곡하고,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고, 우리 민족과 민족정신을 비하하고 조롱하며 식민사관과 엽전 의식을 심어 놓았으며, 우리의 고대 역사 서적들을 불태우고, 수많은 남성을 전쟁터, 탄광, 군수공장 등으로 끌고 갔고,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끌고 갔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분노로 치가 떨린다. 남쪽 바다 광양 망덕마을에는 윤동주 시인의 귀중한 원고를 숨겼다가 부활한 소중한 집이 있는 곳이다. 친구인 정병욱 씨가 어머니에게 맡겨두었던 윤동주 시인의 원고가 해방 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출간되어 윤동주 시인의 시심과 시어들을 만날 수 있다. 광양 망덕 마을에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 부활할 수 있도록 해준 정병욱 가옥이 아직 남아있다. 만약 친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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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해수욕장에 서서그곳에 가면 2021. 10. 27. 12:11
섬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선유도(仙遊島)라고 부른다. 군산에서 40km가 떨어진 외로운 섬이었지만 지금은 새만금 공사로 차로 간다. 새만금을 가로지르며 잘린 바다의 아픔도 느낀다. 갯벌에서 자라던 지역의 특산품 백합조개와 수많은 바다 생물들! 33.9km의 방조제, 28,300ha의 땅, 11,800ha 호수가 생겼다. 이 넓은 곳에 수도를 이전하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쉽게 해결될 수 있으련만 하는 생각을 했다.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를 지난 선유도 그리고 장자도가 맨 끝에 자리하고 있다. 야미도 선착장 신선이 산다는 선유도는 길이 생기는 바람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64년 만에 10월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선유도는 찬바람이 드세게 불었다. 파도에서 생긴 비말과 모래가 날리며 얼굴을 때렸다. 갑작스런..